안철수·조경태 후보간 단일화도 촉각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주말을 맞아 당권 주자들이 당심(黨心)을 공략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당 대표 선거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80%에 이르러 당심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후보는 강성 지지층 및 무당층 당원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이른바 ‘반탄파’ 후보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16일 보수 유튜브 매체를 통해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유튜브 고성국TV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필요하다면 장외 투쟁은 물론 국제 연대까지도 하겠다”며 대여 강경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 후보는 여의도 당사 1층에서 특검의 당원명부 확보 시도에 반발,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동혁 후보 역시 같은 방송에 연이어 출연한 데 이어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 앞에서 ‘압수수색 규탄’ 1인 시위를 벌이며 차별화된 메시지를 냈다. 전날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가 주최한 ‘자유콘서트’에도 참석하는 등 강경 보수층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찬탄파’이자 당 쇄신을 내건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조직 결집보다는 당원들과의 소통과 쇄신 메시지에 집중했다. 안 후보는 서울 성북갑 당협을 방문해 당원 간담회를 진행한 뒤, 오는 17일 예정된 방송 토론회를 대비해 공개 일정을 최소화했다. 그는 전날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 팻말을 들고 침묵 퍼포먼스를 펼치며 현 정부와 차별화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경태 후보는 이날 윤희숙 당 혁신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혁신안 수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는 부산 지역 당협도 돌며 현장 민심 청취에 나섰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상 반탄파 후보가 당심에서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안·조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가 막판 판세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조경태 후보가 22%, 김문수 후보 21%, 안철수 후보 18%, 장동혁 후보 9%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층에 한정하면 김 후보가 46%로 가장 높았고, 장 후보가 21%, 안 후보와 조 후보는 각각 9%에 그쳤다. 본경선의 당원 투표 비중이 8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김문수 후보가 당심에서 강세를 보이며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식적인 후보들의 연대와 희생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며 사실상 안·조 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버림받는다”며 “그렇게 되면 민주당 정권의 독주와 전횡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조 두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세를 결집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