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하늘 위에 두 개의 무지개가 걸리자 문경 시민들의 일상도 잠시 멈췄다.
지난 11일 오후 7시 10분쯤 문경 전역에서 선명한 쌍무지개가 관측되자 시민들은 “처음 보는 모습”이라며 연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쯤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고 지던 해가 서쪽 하늘에 잠시 얼굴을 비추자 그 햇살 사이로 동쪽 하늘에 두 개의 무지개가 나란히 걸렸다. 점촌 시내에서 바라본 쌍무지개는 동쪽 산양면에서 시작해 상주시 함창읍 경계까지 이어진 반원 형태였다.
동로면 수평리 박한구 이장은 천주봉과 숫돌봉을 잇는 반원 모양을, 마성면 외어리 이미자씨는 단산과 선암산을 잇는 무지개를 목격했다. 점촌 주민 고홍림씨(66)는 “무지개 사진 찍으신 분은 모델료 5만원씩 입금 바란다”며 “미입금 시 행운이 사라진다”는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영신숲으로 운동을 나가던 신동호씨(32)는 “무덥던 날씨가 시원해진 것도 고마운데, 이렇게 아름다운 쇼까지 보여준 자연에 감사드린다”며 “우리 삶에도 이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지개는 대기 중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반원형으로 나타나는 일곱 색깔의 띠이다.
주로 비가 멎은 뒤 해의 반대편 하늘에 걸린다. 바깥쪽부터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보라 순으로 나타나며 보통 10분 이내 사라진다. 특히 쌍무지개는 빛이 물방울 속에서 두 번 반사돼 나타나는 드문 현상이어서 예로부터 ‘행운이 찾아온다’는 징조로 여겨졌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