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출신 독립유공자 22인의 항일투쟁 발자취 조명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심장,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발자취가 예천에 펼쳐졌다. 예천박물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5일부터 31일까지 독립기념관 순회전 ‘대한민국 임시정부 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임시정부의 활동과 광복의 여정을 조명하며, 뜻을 함께한 예천 출신 독립유공자 22명의 삶과 항일투쟁을 집중 소개한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부터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전개된 다양한 독립운동의 현장이 사진과 함께 재현돼, 관람객은 치열했던 역사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예천에서 태어나 전국과 세계 각지에서 활약한 독립유공자들의 행적을 함께 담아, 지역민이 자랑스럽게 기억해야 할 항일투쟁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예천은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고장으로, 만주와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임시정부와 군사 조직을 지원하고, 국내에서 독립자금을 모으며, 광복군에 입대해 무장투쟁을 전개한 인물들이 주역이었다.
권원하는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한 뒤 군정서의 밀명을 받고 귀국해 군자금 모집 활동에 나섰고, 이병한은 동지들과 함께 거액의 자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에 전달했다. 김병동·김현동·손영기·장진우·전병표·한양이 등은 서로군정서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독립후원의용단’에 가입해 전국 각지에서 군자금 모집 활동을 전개했다. 신욱은 개인과 종중 재산을 처분해 수천 정보의 임야를 팔고 임시정부에 전달했다.
1940년 9월 창설된 한국광복군에 참여한 예천인들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권혁무·박주대·백문기·오연근·윤종록·이종렬·전병림·조청래 등은 일제에 강제 징집됐다가 탈출해 중국군에 합류, 광복군에 편입돼 정보수집, 전방공작, 국내 진공작전 준비 등 임무를 수행했다. 정훈모·황하청은 서로군정서에서 무장 항일투쟁을 전개했고, 고형림은 만주에서 연락거점을 제공하며 귀국 후 광복군 모집에 나섰다. 김정연·이재영은 국내에서 항일운동을 펼치다 임시정부로 향하려 했으나 체포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처럼 예천 출신 독립유공자들은 무장투쟁, 자금 지원, 비밀연락 등 다방면에서 임시정부의 존립과 독립운동 지속에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 예천박물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와 문화 프로그램으로 지역민과 관람객이 역사를 배우고 문화유산을 향유할 기회를 넓혀갈 계획이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