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리 해안 일부 업주 사적 점유 민박 이용·평상 대여 고객만 주차 돈벌이 수단 전락… 피서객 불편 포항시 “사유화 경고… 철저히 단속”
지난 10일 찾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해안 공용주차장.
민박촌 앞 방파제를 따라 펼쳐진 주차장은 바다를 품은 관광 명소답게 차량이 빼곡했지만, 한쪽은 주황색 라바콘으로 가로막혔다. 빈자리가 있어도 차를 댈 수 없도록 해 놨다. 멀리서 보면 주차장이 비어 있다고 생각, 들어왔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피서객들도 많았다.
오도리 방파제 인근 공용주차장이 일부 민박집의 돈벌이를 위한 사유지로 악용되고 있어 논란이다.
체험 프로그램을 위해 자녀들과 이곳을 찾은 피서객 A씨는 “민박업주가 평상을 빌리지 않으면 주차할 수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걸어오느라 힘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위해 찾은 B씨는 “라바콘 때문에 진입조차 할 수 없어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짐을 들고 걸어왔다”라면서 “여름 성수기에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을 주민 A씨는 “평상을 빌리지 않으면 주차를 못 하게 한다는 민원이 SNS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공용주차장을 개인이 점유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은 “엄연히 국가 공유수면을 매립·포장해 만든 공공시설이자 시·도비를 지원받아 어렵게 조성한 개방된 공간”이라면서 “일부 민박집 업주를 위한 영업 전용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라고 비판했다.
해당 민박집 업주는 “잠깐 볼일을 보러 간 사이 다른 차량 주차를 방지하기 위해 라바콘을 세워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흥해읍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공용주차장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면서 “특정인 사유화 행위는 재발 시 경고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매일 현장을 순찰하며 단속을 벌여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불편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라고 밝혔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