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이 63.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4일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국민의힘에 대한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고 있는 대구·경북(TK)의 정치 성향 변화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TK에서는 ‘잘한다’(56.8%)가 ‘잘못한다’(37.2%)를 거의 20%p 앞섰다. 같은 영남권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잘한다’(62.2%)가 ‘잘못한다 ’(34%)를 압도했다. 전국적으로는 ‘잘한다’가 63.3%, ‘잘못한다’가 31.4%였다. 보수성향 응답자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 직업군에서 긍정평가가 우세했다.
TK지역 정당별 지지율은 민주당(48.1%)이 국민의힘(38.0%)을 10.1%p 앞섰다. TK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를 넘어 민주당에 뒤진 것은 이례적이다. PK지역에서는 민주당이 21.4%p 차로 국민의힘을 제쳤다. 보수성향이 강한 70대 이상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7.5%p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번 조사를 분석해 보면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태다. 어떤 지역, 어느 연령대 할 것이 없이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여론 흐름이 이대로 가면 TK지역에서도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야당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이 이처럼 심각한 이유는 국민의힘 구성원이 더 잘 알 것이다. 여전히 당을 늪에 빠트린 친윤(윤석열)계가 주류세력으로 남아 혁신위의 일거수일투족을 방해하고 있으니 국민이 가까이 갈래야 갈 수가 없다. 이 상태로 가면 앞으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어떤 말로 민주당을 비판하더라도 국민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는 정청래 대표 체제 후 ‘입법독주’에 나선 민주당을 견제할 세력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은 전당대회 레이스 기간 중 국민의힘이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지 못하면 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