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번 주 새로운 비상대책위 체제를 가동한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보수재건의 길’을 주제로 혁신 메시지를 낸 후 퇴임했다. 지난 5월 12일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의 후임으로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지 49일 만이다.
35세인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대선후보 교체 진상규명’을 비롯한 ‘5대 혁신안’을 제시하면서 당 쇄신과 변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과도 비공개로 만나 당과 보수 재건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5대 혁신안’ 대신 혁신위원회 구성을 선결과제로 내세운 송언석 원내대표와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정해진 임기만을 채우고 물러났다. 김 위원장은 그저께 기자회견에서도 “당론을 정할 때 권력자에 종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5대 개혁안에 포함된 당론 제도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보수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민주당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조사결과도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국민의힘은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 곧 이어질 총선, 다음 대선에서도 희망이 없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는 ‘신라’ 영토만큼도 안 된다”고 했다. 지극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지금처럼 주류 보수 정당이 초라하게 쪼그라든 적이 있었나 싶다.
국민의힘은 1일 새로운 리더십을 선보일 비대위를 구성한다. 이 비대위는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혁신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신임 비대위원장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겸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이 보기에 국민의힘은 현재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도, 미래를 위한 혁신도 없이 마냥 표류 중이다. 새 비대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비대위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혁신안을 내놓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당의 회생여부가 가려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쇄신’ 없이는 이반된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