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102호분 현장 공개회 고분 위치·봉분 규모 등 확인 결과 피장자 팔거리현 집단 수장 판단 유개고배·장경호 등 출토 유물 136개점 전시 “도굴 훼손 안타까워”
구암동 고분군 최대 규모 무덤 발굴 현장이 24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이날 오전 대구 북구 구암동 제100∼102호분 현장에서 열린 공개회에는 배광식 북구청장과 김승수 국회의원, 최수열 북구의장,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개고보, 단목호, 금재귀걸이, 말잦춤새 등 136개점의 출토 유물이 전시됐다.
공개회를 찾은 시민 강희호(58)씨는 “유적이 몇 차례 도굴된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유물들의 보전 및 복원을 통해 구암동 고분군이 역사적으로 재조명 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동문화유산연구원이 유적 보존 정비를 위해 지난 2023년 9월부터 최근까지 구암동 일대를 조사했다.
100~102호 고분 중 규모가 가장 큰 102호분과 그 아랫쪽에 있는 100호분의 주체부는 흔히 구암동에서 발견되는 평면 ‘11자형’ 주부식이 아니라 3기의 석곽이 병렬로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출토 유물의 특징과 축조 양상으로 미뤄 100~102호분은 삼국시대인 5세기 후반~6세기 초반에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102호분 주곽의 길이는 640㎝, 너비 94㎝, 높이 136㎝, 서곽은 길이 483㎝, 너비 100㎝, 높이 127㎝, 동곽은 길이 393㎝, 너비 91㎝, 높이 143㎝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도굴로 인해 고분 주인의 위세를 나타날만한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지만 고분의 위치와 석재, 봉분의 규모 등을 확인한 결과 고분의 피장자는 구암동 고분군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팔거리현 집단의 수장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발굴 조사된 고분의 봉분과 주변탐방로 정비와 함께 고분군 관리센터 신축을 차질없이 추진해 구암동 고분군 일원의 역사문화자원을 지역 주민 누구나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도록 지속적인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구암동 고분군은 5~6세기 팔거평야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신라 지역 세력의 수장층 무덤으로, 봉분을 돌 등으로 채운 방식‧연접분‧주부곽식 구조 등 신라 고분의 특징을 보이면서도 다른 신라‧가야 고분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돌무지돌덧널무덤(적석석곽)의 축조 방식을 보여주고 있어 한반도 고대사와 고분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지난 2018년 사적 제544호로 지정됐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