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은 한마디로 파격적이다. 현역 의원들과 전문성 있는 기업인을 중심으로, 예상할 수 없었던 인물들이 대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번 내각 인사에서 제외된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장관)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법무부장관 인선은 이 대통령이 현재 숙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에선 안동 출신 권오을 전 의원이 국가보훈부 장관에 깜짝 발탁됐고, 대구 출신의 강선우 의원도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권 전 의원 인선배경에 대해, 대통령실은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으며, 지역과 이념을 넘어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 및 여가위원회 위원을 거치며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장을 위해 활동해 온 정책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인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윤석열 정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송미령 장관이 유임된 것과 현직 기관사인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04년 철도노조 위원장을 지낸 뒤 2010~2012년에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내각 명단이 발표되는 순간에도 기관사로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전현직 기업인이 중용된 점도 주목된다. 평소 이 대통령이 강조한 실용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인사로 분석된다.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 의원(5선)이 지명된 것도 화제다. 이번 인사에서는 영남과 호남의 ‘안배’도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 출신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출신이 각 2명이었다. 서울경기·충남·전남·강원 출신은 각 1명씩이었다.
이번 내각 인사를 계기로 이재명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지명된 장관 후보자들이 자신의 소신대로 일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