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거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
앞서 4선 정청래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3선의 박찬대 의원이 23일 출사표를 던지며 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의 윤곽이 드러났다.
박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을 하며 “이재명의 위기는 곧 박찬대의 위기이고, 이재명의 도전은 곧 박찬대의 도전”이라며 “이미 검증된 이재명·박찬대 ‘원팀’이 앞으로도 원팀으로 과제를 완수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이재명이 박찬대의 곁을 지켜줬지만, 이제부터는 박찬대가 이재명의 곁을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 15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 이재명이 정청래이고, 정청래가 이재명”이라며 밝힌 바 있다.
이들이 이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출마한 만큼, 당권 경쟁은 누가 더 뚜렷한 친명 노선을 보이는지를 둘러싼 ‘선명성’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 높아지며 후보들의 당심 확보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양 후보 모두 최근 페이스북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연일 밝히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야당의 공세에도 적극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들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정 의원은 “상임위원장 임기는 2년”이라며 국민의힘의 추가 협상 요구를 선을 그었고, 박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아예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오고 싶다”고 밝혔다.
선거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권리당원을 중심으로 한 지지층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친명계 당원들이 수백 명 규모의 카카오톡 채팅방을 운영하며 특정 후보를 추천하는 온라인 연판장을 공유하는 등 조직적인 지지 활동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쟁이 과열되며 네거티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정 의원은 “네거티브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발 이러지 말자”며 유튜브 쇼츠 영상을 올렸고, 박 의원도 라디오에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와 저는 정치적 동지고,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친구이기에 이런 걸로 갈등이 일어나면 안 된다”며 “일부 그런 (비난) 목소리가 있다고 해도 총체적으로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2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선거인단 구성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로 이뤄진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내년 8월까지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