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중앙정부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제도적으로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강화가 이뤄졌지만, 지방의회를 ‘행안부 지침’ 한 장으로 통제하려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일부 의원의 일탈 사례가 전체 지방의회를 대표하듯 지방정치 전체를 향한 폄훼로 이어진다. 수도권 언론 역시 지방의회의 노력을 조명하기보다 실책만을 부각하며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의회는 여러 연구포럼을 구성해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 지역 혁신, 미래 성장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포럼을 자발적으로 꾸려가며 ‘공부하는 의회’로 조용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본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방의회의 내실 있는 노력과 그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지난해 하반기 6개 의원 연구단체 운영
사회 문제·미래 발전 등 세미나·간담회
11건 연구과제 추진…적극적 의정활동
발로 뛰는 실력있는 지방의회로 변화
대구시의회 의원연구단체가 의정역량을 높이기 위해 ‘공부하는 의회상’을 실현해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대구시의회에는 사회문제해결연구회, 대구 희망포럼, 희망정책연구 포럼, 미래 발전 포럼, 대구 미래 혁신 포럼, 문화·관광 활성화 포럼 등의 의원연구포럼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의원 대부분이 포럼에 중복 가입해 공부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의원연구단체는 의원 입법과 정책 대안 개발을 위해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구성한 연구 모임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지역현안에 대한 연구용역 추진과 토론회, 간담회를 열고있다.
2024년 제9대 후반기 의회는 6개의 의원연구단체를 결성, 세미나와 간담회를 열었다. 11건의 지역 현안에 대한 연구과제를 추진했다.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조례 제·개정 2건, 5분 자유발언 3회, 시정질문 1회, 의정활동 활용 3건 등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했다.
△‘사회문제해결 연구회’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점검하고,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자 13명의 시의원(대표 윤권근, 간사 정일균, 권기훈, 김대현, 김원규, 김정옥, 김태우, 박우근, 박종필, 이성오, 이태손, 조경구, 황순자)이 활동하고 있다.
△‘대구 희망포럼’은 미래세대를 위한 지역 정책을 발굴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기 위해 작년 8월, 9명의 대구시의회 의원(대표 황순자, 간사 이성오, 김대현, 박창석, 윤권근, 이재숙, 임인환, 정일균, 조경구)으로 결성됐다.
△‘대구미래혁신포럼’은 대구의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 정책 발굴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기 위해 12명의 시의원(대표 이재숙, 간사 김태우, 육정미, 류종우, 김재우, 정일균, 하중환, 김재용, 김지만, 황순자, 이재화, 전경원)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 발전 포럼’은 대구시민의 관점에서 문제점을 발굴하고 대구시 정책에 대한 대안제시를 목표로 8명의 의원(대표 이영애, 간사 이동욱, 이성오, 이재숙, 박종필, 허시영, 박소영, 손한국)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희망 정책 연구포럼'은 대구의 현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 발굴 및 발전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9명(대표 손한국, 간사 권기훈, 윤영애, 박창석, 이동욱, 허시영, 박소영, 박우근, 이영애)의 의원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문화·관광 활성화 포럼’은 대구시의 고유 문화·관광자원 활성화 방안 마련을 연구하고기 위해 10명의 의원(대표 권기훈, 간사 박종필, 류종우, 윤영애, 김재우, 박창석, 하병문, 이태손, 박소영, 손한국)으로 구성돼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대구시의회는 지역개발, 역사문화, 교육정책 분야에서 시정을 견인할 정책을 개발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제고 등을 위해 발로 뛰는 의정활동을 한층 강화한다.
대구시의회 의원연구단체는 9대 전반기 재정운용 실태 분석,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 실태 및 도심상권 회복방안 연구, 육아돌봄으로 인한 여성경력단절 해소 방안 연구 등 14건, 후반기 미래농업 정책방향 연구, 생활인구 증가를 위한 체류형 관광지 조성방안, 대구시 출산율 제고를 위한 공공부문 정책수립 연구 등 11건의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하중환 제3기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24년 9월 제9대 후반기 의원연구단체가 구성된 이후 지역사회의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개발을 목적으로 의원정책연구용역을 수행해 소속 의원연구단체 회원들의 열성적인 참여를 이끌었다”며 “대구의 주요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대안 마련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경제·산업, 복지·교육, 문화·관광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폭넓게 다뤘다”고 평가했다.
하 위원장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례의 제·개정을 비롯한 의정활동을 통해 발전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최고의 정책의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6개 의원연구단체가 지방시대를 이끌어 갈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의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생경제·복지까지… 모두 놓치지 않을 것”
제9대 개원 3년차 맞은 대구시의회 /이만규 대구시의장 인터뷰
TK신공항 등 지역현안 해결·민생경제 회복
정책·예산 집행 투명성 UP… 열린의회 건설
“공부하고 행동하는 대구시의회, 민생과 정책 모두 놓치지 않겠습니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은 제9대 대구시의회 개원 3년차를 맞아 지난 3년간의 소회와 남은 1년 간의 포부를 밝혔다.
이 의장은 “대구시의회는 그동안 ‘공부하는 의회’를 지향하며 다양한 의원 연구포럼과 정책세미나를 운영해왔다. 사회문제해결연구회, 미래발전포럼, 지역혁신·성장포럼 등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역 현안을 학습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꾸준히 이어왔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시민 일상에 깊이 들어가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고 회상했다.
이 의장은 “의정활동의 첫걸음은 집행부 감시와 견제”라고 강조하면서 “대구시의 예산과 정책이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쓰이도록 조례 하나, 예산 항목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각종 포럼과 연구모임을 통해 정책자료를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예산 처리방식에도 원칙을 세웠다. 대구시의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는 쪽지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을 배제하고, 절차적 투명성과 시민 의견 수렴을 중시했다. 시민 삶에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점검하고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대구시의회는 특정 사안에 침묵하지 않고, 시급한 지역 현안에 대해 ‘할 말은 하는 의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대구시가 추진 중인 대형 사업과 행정구조 변화, 민생 현안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반이 아니라, 시민 중심의 합리적 검토를 통해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때로는 불편한 질문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는 민생 복지를 위한 입법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의장은 “공부하는 의정활동을 통해 생활밀착형 조례 제정이 활발히 이뤄졌고, 집행부와의 긴밀한 협조 속에 실질적인 사업으로 연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이는 대구시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의장은 “남은 마지막 1년, 지금 우리 앞엔 두 개의 큰 책무가 놓여 있다. TK신공항 건설을 성공시키고 미래를 위한 전략 사업들을 마무리하는 일과 민생을 안정시키고 지역 상권에 생기를 되찾아주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TK신공항 건설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는 지연되거나 변경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들 사업은 수도권과 지방 간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산업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 지원 아래 추진해 온 전략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민생경제 회복을 목표로 두고 대구시와 호흡을 잘 맞춰 지역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지역 내 소비 증가는 곧 지역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며 이는 전반적인 경제 회복의 속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물론 시민의 정치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저희는 ‘청렴한 의회’ 만들기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며 “의회 청렴도 향상을 위해 내부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부당한 권한 행사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갖췄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제도 개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의원으로서의 진정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대구시의회 의원들은 올해도 변함없이 대구시민들을 위한 시정을 펼치기 위해 시민과 함께 걸어 나가겠다”고 약속하면서 “시민의 뜻과 목소리를 결코 가볍게 듣지 않고, 도심의 골목에도, 행정의 현장에도, 민생 예산 심의 과정과 조례의 문장 하나하나에도 성장 기운이 깊이 뿌리내리고 탄탄히 자랄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