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북구 한 도로서 맨홀 부식돼 내려앉아… 시민들 불안 확산 장마철 코앞인데 추락방지망 설치는 1.5%… 전국 평균 못미쳐
포항시 북구에서 노후된 맨홀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시민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17일 포항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4시 47분쯤 포항시 북구의 한 도로에서 “맨홀 테두리가 부식돼 가운데가 내려앉았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안전조치를 마친 뒤 관할 구청에 현장을 인계했다. 사고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해당 구간을 지나는 차량 통행이 차단되면서 퇴근 시간대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 이 모 씨는 “평소에도 낡은 맨홀 주변을 지나기가 꺼림칙했는데 결국 이런 사고가 났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제는 발밑을 확인하며 걸어야 할 지경”이라고 불안해했다.
포항시 북구청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단순한 뚜껑 파손이 아닌 맨홀 하단 구조물의 손상이 동반된 사례로 즉각적인 뚜껑 교체가 불가능했다”며 “17일 오전부터 구조물 복원 공사를 실시해 현재는 완전히 복구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3월 경산에서는 아이를 안고 병원을 나서던 여성이 부서진 하수구 덮개를 밟고 넘어져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산시는 사고 발생 약 3시간 만에 해당 하수구 덮개를 교체했다.
특히 장마철을 앞두고 집중호우가 예상되면서 맨홀 뚜껑이나 구조물 붕괴로 인한 추락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22년 12월 맨홀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하수도 설계 기준을 개정하고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 장치는 맨홀 내부에 철망을 설치해 사고 시 사람이 빠지더라도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제도 시행 1년 반이 지난 2024년 6월 기준 전국 맨홀 중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된 비율은 6.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연재해 취약지로 지정된 집중관리구역조차 평균 설치율이 19.4%에 머물렀다.
현재 포항시에 설치된 맨홀은 약 2만 8000여 개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된 맨홀은 424개(1.5%)에 그쳐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추락방지망 설치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관로 순찰과 점검을 강화해 시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