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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해법, 정부·의료계 소통에서 나온다

심충택 기자
등록일 2025-06-10 18:21 게재일 2025-06-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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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지난 9일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국민중심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면 의료계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전 정부가 합리적인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밀어붙였기 의정 갈등 사태가 발생했다”고 했다. 대한의학회는 가장 권위 있는 의학 학회로, 산하에 기초의학 분야 10개 학회, 임상의학 분야 26개 학회를 두고 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강선우 복지위 민주당 간사도 면담을 하고 의정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여당과 의료계가 마주 앉는 것은 처음이다. 의협은 “새 정부가 출범했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정되려면 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어 면담에 나섰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전공의협의회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철회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어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제시할 경우 실질적인 협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의료계가 새 정부들어 적극적으로 의정 갈등 해소에 나서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은 1년 사이에 적자가 두 배 늘어났다. 이 때문에 모든 국립대병원이 무급휴가 등을 통해 초긴축 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80% 이상이 수련을 멈추고, 의대생 약 43%가 유급·제적되면서 의료시스템이 망가지기 직전이라는 점이다. 이달말까지 의대생이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2024~2026학번이 예과 1학년으로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정부와 의료계가 신뢰 회복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그동안 정부·의료계 간 접점이 닫힌 상태에서 의료 혼란이 계속돼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현시점이 의정 갈등 해법을 찾는 골든타임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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