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의 5.1%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고, 현재 264만 정도 된다고 한다. 공공기관이든 민간 기업이든 일정 비율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사업장의 일의 조건은 아직 좋은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단순 법적인 인원 비율만 채용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상황에 맞춰 일을 쉽게 할 수 있어야 하고 행복한 일터가 되어야 한다.
장애인이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조건은 첫째, 물리적 환경 개선이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작업대의 높이 조절이나 휠체어, 보행기 등 이동을 고려한 충분한 공간과 통로가 있어야 한다. 경사로, 자동문, 시각, 청각 알림 시스템 등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둘째, 작업 방식의 단순화이다.
반복 작업, 조립 작업, 포장, 검사, 데이터 입력 등 단순 저강도 작업으로 분류하여 배치하고 불필요한 동작은 제거한다. 셋째, 보조 기구나 자동화 기기 도입이다. 무겁고 난해한 작업은 자동화하거나 간단한 도구, 지그 사용, 음성 안내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 넷째, 작업 분할과 협업 구조로 한다. 1인 완결 방식이 아닌 작업 공정 분할 및 팀 기반 서로 협업하는 체계가 좋다.
제철소의 작업복을 세탁하는 일을 맡고 있는 포스위드는 직원의 반이 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애인의 반은 중증 장애인(1~3등급)이다. 필자는 광양 포스위드 사업장을 진단할 때, 장애인 작업자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세탁물이 입고 되면 분류하고, 세탁기에 넣고 세탁이 되면 건조기로 이동한다. 건조기에서 다림질 공정으로 이동, 완료 된 세탁물은 박스에 담겨 창고로 이동한다. 하루 이동 거리는 개인당 평균 11.2km 정도로 작업자의 피로도가 높은 작업 환경이고, 세탁 공정 Layout 배치가 효율적이지 못했다.
세탁기 11대가 왼쪽 벽에 있고, 건조기는 반대편 오른쪽 벽에 있었다. 그 사이는 거리가 있고 불필요하게 넓어 이동 동작이 많았다. 다리미질 작업장과 출고장이 반대편에 있어 세탁 물류 흐름이 좋지 않았고, 작업자 동선이 지그재그였다. 장애인의 일하기 쉬운 조건으로는 많은 개선이 필요했고, 또한 중증 장애인은 1시간 일하고 2시간 쉬어야 하는 요건이고 쉬는 공간이 거리가 있고 환경 개선이 필요했다.
사람과 물(物)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일이 쉽고 편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여러 차례의 작업자 의견수렴과 최적 레이아웃 설정을 위한 포석을 두었다. ‘최소의 동작으로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조건’ 만들기였다. 세탁업의 특성상 물, 스팀 배관 등 유틸리티 공사를 하고, 세탁기 근거리에 건조기, 다리미질 작업장을 배치했다. 화단을 개간하여 중증 장애인의 쉼터를 만들며, 동작 낭비를 25% 수준으로 줄였고, 작업자의 하루 이동 거리는 4.1km로 크게 줄어들었다. 세탁 작업 조건과 프로세스의 최적화로 일은 편리해지고 생산성은 높아졌다.
작업자의 관점에서 보면 문제와 답은 보인다. 장애인이 가능한 일의 조건과 일하기 쉬운 작업장으로 직원이 웃는 일터를 이룰 수 있었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