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릿수 득표… 외연 확장 한계 대선 레이스 완주 새 가능성 여지 단일화 거부 패배책임론 움직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실제로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치면서 외연 확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49.42%,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이준석 후보는 8.34%를 각각 기록했다. 당초 개혁신당이 두 자릿수 득표를 목표했으나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거대 양당을 '기득권화된 기성 정치세력’으로 규정하고 자신이 ‘새로운 정치 대안’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선거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중도층과 무당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하면서 지지층은 주로 20~30대 남성에 국한됐고, 이 같은 제한된 기반이 결국 득표율에 제약을 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구·경북(TK)의 적자’로 자처한 TK지역에서 강한 지지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대구에서 8.29%, 경북에서 6.69%의 득표율에 그쳤다. 대선 출마 선언부터 선거운동 마무리까지 TK 지역에 집중하며 공을 들였으나 텃밭 보수 표심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이 후보의 대선 완주는 여러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만 40세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거대 양당 틈바구니에서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며 끝까지 대선 레이스를 완주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흔히 단일화가 필수 불가결한 대선 환경에서 소수 정당의 독자적인 길을 걷기로 결단하며 대안 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전날 출구조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를 통해 개혁신당은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완주한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당의 역량을 키워 1년 뒤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약진하길 기대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보수 진영 내에서는 이번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이 후보에게 돌리려는 움직임도 있어, 향후 이 후보의 정치 진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후보가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함으로써 보수층이 분열돼 결국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그동안 김 후보와 단일화하더라도 이 후보의 지지층이 김 후보에게 온전히 흡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었다.
개혁신당은 이번 대선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후폭풍에 시달리는 동안 이 후보가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국민의힘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고 지도부 교체 등 내부 수습이 지연될 경우 정치적 공백이 생기고 그 틈을 이 후보가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취임식을 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국민 통합과 무엇보다도 경제 상황에 대한 세심하고 적확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개혁신당은 야당으로서 저희 역할을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