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인터넷 핫 클릭
지난주와 이번 주는 때가 때이니만치 대부분의 이슈를 대통령선거가 집어삼켰다. 신문은 물론, TV와 인터넷에서도 대선 관련 소식과 화제가 여타의 다른 뉴스를 압도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무시할 수 없는 사건과 사고도 없지 않았다. 가장 크게 네티즌들의 주목을 끈 뉴스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였다. 자신의 이혼 소송 결과에 실망한 60대 남성이 달리는 지하철에 불을 질렀고, 자칫하면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
지난 대구 지하철 참사와 또 다른 서울 지하철 방화사건을 기억하는 이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방화 혐의자가 보인 인면수심(人面獸心)의 태도도 네티즌들의 비난을 불렀다. 그는 결국 공용건조물 방화 등의 혐의로 지난 2일 구속됐다.
21대 대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 인기 걸그룹 멤버인 카리나가 특정 후보를 떠올릴 수 있는 숫자와 색깔이 프린팅 된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것도 네티즌들의 설왕설래를 야기했다.
이는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게 옳은가, 그른가’라는 논쟁까지 불렀다.
중국의 한 대학이 구내식당 관리자를 구하면서 박사 학위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외신에 보도되며 한국 네티즌들까지 관심의 촉수를 곤두세웠다.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 이를 반영하듯 많은 이들이 그 대학에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대학 측은 해명을 내놓았으나 네티즌의 조롱과 비판은 그치지 않았다.
21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한 시기 인터넷에서 화제와 논란을 부른 사건들을 아래에서 간략하게 정리한다.
▲ 이혼 결과에 불만 품은 60대 남성 ‘위험천만’ 지하철 방화
무언가 억울해서 그걸 분풀이하거나 세상에 알리려고 어떤 행위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게 불특정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라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자신의 이혼 소송 과정과 결과에 불만을 품은 60대 남성이 다중이 이용하는 지하철에 불을 질렀다. 명백한 범죄다.
그럼에도 불이 난 지하철에 탑승했던 승객이 “당신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항의하자 대뜸 “안 죽었잖아”라고 대꾸했다니, 이건 인면수심 아닌가.
지난달 31일 60대 원모씨는 오전 8시 43분경 서울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를 달리던 지하철 안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질렀다.
방화범 원씨를 경찰이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손에 많은 양의 그을음이 묻어 있는 걸 의심의 눈길로 유심히 관찰했기에 가능했다.
경찰에 잡힌 원씨는 방화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열차가 여의나루역을 출발한 직후 유리병에 담긴 2~3리터 가량의 휘발유를 옷가지에 뿌리고 가스 점화기로 불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의하면 그는 유서를 준비하지 않았고, 그을음 묻은 손 외에는 본인의 피해가 크지 않기에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의 악몽이 아직도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나다니...”라고 놀라며 “다수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린 방화범에겐 동정이나 용서가 필요 없다”는 말로 일벌백계를 요구했다.
반면,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예기치 못한 방화에 침착하게 대응한 지하철 관계자와 승객들에겐 칭찬과 위로의 의견을 전했다.
원씨의 방화로 모두 23명이 부상을 입었고, 129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재산 피해도 컸다. 지하철 1량이 소실됐고, 2량엔 그을음 피해가 생겼다. 피해액은 3억3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서울교통공사는 향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예고했다.
방화범 원씨를 조사한 경찰은 CCTV와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현주건조물 방화, 공용건조물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이영광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원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후 “도주와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연예인은 정치적 지향 드러내면 안 되나?...네티즌 설전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 대중 파급력이 엄청난 아이돌이 대놓고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면 어떡하나?”
“자기가 좋아하는 옷 입고 사진 찍어 SNS에 올린 게 무슨 죄인가? 하여간, 한국 사람들은 별스러워.”
21대 대통령선거를 얼마 앞둔 시기.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가 붉은색과 2라는 숫자가 프린팅 된 점퍼를 입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수많은 비난과 욕설에 시달렸다. ‘붉은색’과 ‘2’가 특정 후보 지지를 의미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촉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극성 지지자들은 몹시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젊은 세대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유명 가수가 특정 정당의 상징 색과 기호가 선명한 옷을 입고 등장했으니 인터넷 공간이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카리나의 소속사가 “일상의 모습을 SNS에 게시한 것으로, 다른 목적이나 의도는 없었다. 해당 게시물은 즉각 삭제했다”고 재빨리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꽤 오래 지속됐다.
카리나를 비판하는 이들은 “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암묵적 메시지를 던진 것인가”를 물었지만, “아무 의미 없이 올린 사진 한 장을 두고 이렇게 질타하는 건 온당치 않다”며 카리나를 두둔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드러내 욕을 듣거나, 박수를 받는 연예인은 카리나가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여러 가수와 배우 등이 선거 때 특정 정당의 상징색과 번호를 떠올릴 수 있는 옷을 입었다고 반대자들에게 곤욕을 치르거나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연예인은 아이가 아니다. 멀쩡한 성인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를 밝히는 게 왜 나쁜가? 유럽과 미국에선 일상적인 행동이 왜 유독 한국에서만 지탄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한 네티즌의 의견이 눈에 띄었다.
그게 진보건, 보수건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 성향을 표시하는 문제는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도 뜨거운 논란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구내식당 관리자에게 박사 학위 요구한 대학...이유는?
“학생들 먹는 요리 만드는데 박사 학위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네. 대체 무슨 학위를 따오라는 이야기인지?”
다소 황당해 보이는 구인광고 하나가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한 대학이 구내식당을 관리할 사람을 모집하면서 ‘박사학위 필수’라는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지난 2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지방 명문대학인 난징에 위치한 동남대학교가 지난달 하순 구내식당 매니저를 구한다는 채용 공고를 내면서 조건의 하나로 박사 학위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고학력에 좋은 스펙을 가지고도 직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한국이나 중국이나 적지 않은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상황을 반영하듯 중국 네티즌은 “대체 언제부터 구내식당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박사 학위가 필요했었나”라는 비난을 쏟아냈고, 소식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 또한 “구내식당에서 사람을 구하는데 왜 요리 자격증이 아닌 박사 학위를 요구하냐”고 의아해했다.
동남대학 측은 “음식 개발과 준비는 물론 계약자 관리와 식품 안전 감독, 행정 서류 처리 등의 업무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박사 학위 요구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해당 기사에 달린 인터넷 댓글은 “이해가 어려운 처사” “박사 학위 가지고 거길 왜 가냐”는 등의 비판 의견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