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낸 유시민씨의 설난영 여사 학력비하 발언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젓가락 발언’ 논란이 내일 치러지는 대선 판세의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씨는 지난주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아내인 설 여사를 겨냥해 “대통령 후보 배우자는 설씨 인생에선 갈 수 없는 자리”라고 했다. “고졸 노조위원장 출신인 설 씨가 대학생 출신인 김문수와 혼인하면서 ‘고양(高揚)”됐고, “그 이후 국회의원·경기지사 사모님이 되면서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막말도 했다. 설 여사가 김 후보와 만나 신분 상승을 했으니, 대통령 배우자가 되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참 기막힌 말이다. 설 여사가 태어난 1950년대에는 대부분 여성이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못한 때였으며, 순천여고는 명문고였다.
유씨는 한 때 노무현의 후계자란 소리까지 들었다. 그 자신도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입에 달고 살았다. 두 전직 대통령은 목포·부산상고 출신이며, 대통령이 된 후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통합정치를 해 전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분이다. 이러한 정치환경에서 장관까지 지낸 유씨가 학벌과 근로자 비하발언을 하며 대선후보 배우자를 조롱한 것은 사과로만 그칠 일이 아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젓가락’ 발언도 품격 없는 행위다. 이 후보는 지난주 TV토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을 인용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하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당장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민형배 의원을 비롯해 야권 국회의원 21명은 “시청자들이 성폭력 발언의 피해자가 됐다”며 지난 30일 국회의원 징계안을 발의했다. 의원직 제명은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이 후보의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 유시민·이준석의 발언이 대선 판세를 어떻게 뒤바꿔 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