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회장 묘역 참배 이어 4일 보수 성향 TK지역 공략 철강산업발전 간담회 등 논의 득표율 향상 대선행보 본격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포스코 포항 제철소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첫날인 지난 28일 국무총리를 지낸 박태준 포스코 초대 회장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제철소까지 방문하려는 것이다. 오는 4일에도 대구·경북(TK)를 방문한다. 이에 이 후보가 보수층의 향수를 자극해 TK민심을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선대위에 TK출신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TK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길 바라는 눈치다.
포스코홀딩스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포스코 포항 제철소 방문과 관련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는 포스코 전신으로 포스코가 세계 굴지의 철강업체로 거듭나는 원동력이 됐다. 이같은 상징성 때문에 이 후보 측이 포항제철소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항제철소 방문이 이뤄진다면 이 후보는 현장 간담회 등을 통해 철강 산업 전반의 과제를 직접 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의 포항 제철소 방문 추진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첫날인 28일 포항신화를 쓴 박태준 초대회장의 묘역을 참배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박 초대회장 묘역 참배는 이 후보의 즉흥적인 결정이었다고 설명했고, 이 후보는 “박 회장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통합 정권이 (낳은) 일종의 옥동자로 아름다운 열매 같은 존재여서 묘소를 둘러봤다”고 했다. 실제 이 후보는 박 초대회장의 경륜과 경제 발전, 산업화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가 박 초대회장 묘소를 참배하면서 TK 등 보수 지지층의 향수를 자극했다는 평이다. TK출신 국민의힘 당직자 및 전직의원들조차 “박태준 향수를 자극하며 보수층은 물론 TK민심을 파고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TK공략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전 캠프에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이 이 후보 대선 선대위에 합류했다. 이 전 의원은 고령·성주·칠곡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도 이 후보 선대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이 후보 지지세를 보수층으로 확장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또 국민의힘 삶 속으로 들어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경청 투어 일환으로 오는 4일 경북 영주·영천을 방문한다. 앞서 이 후보는 경북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지역민을 위로하는가 하면 경선 출마 전 안동을 찾아 부모 선영에 참배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TK출신인 이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민주당 출신으로 TK에서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로서의 족적을 남기는 동시에 TK득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권교체가 되면 민주당이 배출한 최초의 TK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후보가 TK에서 다양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