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후 나경원·윤상현 등 만나<br/>이철우 지사에게도 덕담 건네<br/>정치권, 사실상 대선개입 시각<br/>국힘 “본선엔 역풍” 우려 목소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할 예정이다. 짐 일부는 이미 서초동 사저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관저에서 함께 생활하던 반려동물 11마리도 함께 이사한다. 대통령 경호처는 최근 윤 전 대통령 전담 경호팀 구성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대통령 경호법에 따르면 파면되더라도 경호와 경비에 관련된 예우는 유지된다.
윤 전 대통령이 이사를 한 후 ‘사저 정치’에 나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11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5일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나 의원에게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6일에는 윤상현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을 만났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사람을 쓸 때 중요하게 볼 것은 충성심’이라는 덕담을 건넸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사실상 대선 개입에 나섰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대선 후보가 난립한 상황이라서 ‘윤심(尹心)’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는 지난 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이 예언자적 지위에서 점지하는 사람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에 개입할 경우 중도층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7일부터 9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 국민의힘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출당시키고 정치적 관계를 정리하는 게 좋다’는 답변이 50%, ‘중립적 입장에서 법적 절차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27%, ‘계속 지지하고 정치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이 16%로 나왔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경선 개입은 당내 경선의 경우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지만, 본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