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br/>브라이언 콕스·제프 포셔 지음<br/>알에이치코리아 펴냄·과학
블랙홀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존재다. ‘블랙홀을 알기 위해서는 물리의 거의 모든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할 만큼, 블랙홀은 물리학, 천문학 등을 공부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다. 블랙홀을 통하지 않고서는 우주에 진입할 수 없다.
신간 ‘블랙홀’(알에이치코리아)은 블랙홀의 신비로운 세계로 초대하는, 물리학과 천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과학서다. ‘차세대 칼 세이건’이란 별칭이 붙은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 맨체스터대 입자물리학과 교수와 같은 대학 동료 제프 포셔 교수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블랙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과학자들의 치열한 연구와 논쟁을 다루며, 물리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방대한 지식을 제공한다. 저자들은 아인슈타인에서 스티븐 호킹 그리고 오늘날 양자역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에 걸친 물리학의 최전선을 살펴본다.
저자들은 블랙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학자들의 수많은 논쟁과 연구를 소개한다.
BBC 과학 다큐멘터리 ‘경이로운 우주’, ‘경이로운 생명’ 등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진 브라이언 콕스는 과학의 신비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차세대 칼 세이건’이라는 명성을 얻은 물리학자다. 같은 대학에서 입자물리학을 가르치는 제프 포셔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며 그간 ‘퀀텀 유니버스’, ‘E=mc² 이야기’등 몇 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블랙홀은 그 자체로 미지의 영역이다.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이 천체는 18세기 영국의 과학자 존 미셸이 처음으로 그 존재를 제안했다.
이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등장하면서 블랙홀 연구는 급물살을 탔고, 최근에는 ‘사건지평선 망원경’을 통해 실제 블랙홀 이미지가 촬영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블랙홀 연구의 역사와 현재를 아우르며, 양자역학, 일반상대성이론, 호킹 복사, 슈바르츠실트 해 등 다양한 이론과 개념을 소개한다. 특히 콕스 교수는 복잡한 물리학 개념을 일상적인 예시로 풀어내며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날 가족 간의 TV 채널 쟁탈전을 통해 시공간 개념을 설명하는 식이다.
블랙홀에 대한 연구는 단순히 천체의 비밀을 밝히는 것을 넘어, 우리 우주가 거대한 양자 컴퓨터일 수 있다는 놀라운 결론에 이른다. 저자들은 블랙홀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달하며, 물리학의 최전선을 탐험하는 여정을 제공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의 주제는 블랙홀이다. 블랙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학자들, 수많은 논쟁과 연구로 책의 서막이 열린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구는 블랙홀에서 우주의 기원과 시공간의 근본적 특성까지 유추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양자역학, 사건 지평선, 일반상대성이론, 특이점, 호킹 복사, 커 블랙홀, 슈바르츠실트 해, 펜로즈 다이어그램 등 블랙홀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우리는 왜 블랙홀을 안다는 게 어려운 일인지 곧바로 깨닫는다. 블랙홀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열역학을 알아야 하는데 이는 곧 물리학의 거의 모든 내용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에서 스티븐 호킹 그리고 오늘날 양자역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에 걸친 물리학의 최전선을 향한 과학적 여정은 우리 우주가 거대한 양자 컴퓨터일 수도 있다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한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시공간, 블랙홀. 빛마저 빠져나오지 못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천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 내뱉은 사람은 18세기 영국의 목사이자 과학자인 존 미셸이었다. 그 별 위에 껍질을 씌운다면 그 이름은 사건(의) 지평선이다. 그 너머에 존재하는 ‘특이점’은 자연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통하지 않는, 장소라기보다 시간이며, 어쩌면 “시간의 끝”이다.
블랙홀에 관한 본격적 연구는 1915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비롯됐다. 아인슈타인은 물론 후배 물리학자들도 한동안 블랙홀이 수학적으로 유도 가능할 뿐 실존하지 않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2019년 인류는 지구 곳곳의 전파망원경을 네트워크로 연결한 ‘사건지평선 망원경’을 통해 실제 블랙홀을 촬영하기에 이르렀다. 콕스는 BBC 과학 다큐멘터리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입자물리학자다. 그는 블랙홀이 “물리학을 공부하는데 더없이 좋은 과제”라고 말한다. 그는 일반상대성이론, 호킹 복사, 슈바르츠실트 해, 홀로그래피 원리, 양자적 얽힘 등 우리가 사건지평선을 넘어 특이점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이론과 개념들을 세세히 그러나 흥미롭게 소개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