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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100세 살아야죠” 실버세대 아쿠아로빅 열풍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5-03-09 20:15 게재일 2025-03-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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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송도국민체육관 수영장<br/>이용객 70% 60대 이상 노년층<br/>물 속 유산소 운동으로 재활치료·근력 강화·관절 운동 도움<br/>수영장 입구엔 뒷 타임 기다리는 대기행렬 늘어서 인기 ‘입증’
지난 7일 포항시 남구 송도국민체육센터에 위치한 수영장에서 아쿠아로빅 교육을 듣기 위해 수강생들이 대기중인 모습. /이시라기자

100세를 넘어 120세 ‘장수’를 바라보는 시대, 포항지역 실버세대(노년층) 사이에서 건강관리 비법으로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포항시 남구 송도국민체육센터 지상 2층에 위치한 수영장. 입구에 도착하자 쿵쾅거리는 음악소리와 힘찬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수영장 내부로 들어서니 강사의 구령과 율동에 맞춰 열심히 몸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의 열기가 ‘훅’ 밀려왔다.

가슴 정도 높이까지 물이 찬 풀장 안에서는 알록달록 수영복 차림의 60∼80대 할머니들이 강사의 동작을 열심히 따라하고 있었다.

‘제자리 뛰기, 돌기, 발차기, 양손 흔들기’ 등 운동강도가 제법 높았지만, 수강생 모두가 동작 하나하나 틀림없이 완벽하게 소화했다. 모두들 나이를 잊은 듯 민첩하고 날렵한 몸놀림을 뽐냈다.

1시간 동안 계속 이어지는 음악에 따라 동작을 하나같이 맞춰가며 ‘아쿠아로빅’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 탄성이 절로 터졌다.

운동이 끝났을 때 할머니들의 얼굴엔 지친 기색보다 성취의 미소가 가득했다.

아쿠아로빅을 시작하면서 삶이 즐거워졌다는 박복선(72·여)씨는 “무릎이 아파서 다리 수술을 했다. 송도 솔밭을 맨발 걷기 하는 것도 좋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찾다가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쿠아로빅을 하면서 다리가 아프지 않게 되니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같은 시간 수영장 입구에는 색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목욕탕 바구니가 5m 가량 길게 늘어선 것. 다음번 아쿠아로빅 강습을 기다리고 있는 40명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개장 첫날 부터 이곳을 이용한다는 정정옥(70·여)씨는 “아쿠아로빅을 하면 근력 운동 뿐만 아니라 잡생각을 하지 않아서 정신건강에도 좋다”면서 “삶에 활력이 돌고 매일 이곳에 오는 시간만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민간이 운영하는 수영장 5곳과 공공 수영장 6곳 등 포항지역 수영장 11곳 대부분에서 이런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체력관리가 필수인 노년층에게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으로 관절에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수중 운동 붐’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수중운동’은 수압, 저항, 부력 등 물의 특성을 살려 물속에서 쉽게 움직일수 있는 운동이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쉽게 음악에 맞춰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수영 입문의 전 단계로 여겨지는 ‘아쿠아로빅(aquarobics)’열풍이 불고 있다.

아쿠아로빅은 물을 뜻하는 ‘아쿠아’와 ‘에어로빅’의 합성어이다. 물속에서 하는 유산소 운동이어서 운동량은 많지만, 몸에 무리가 적게 가는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노년 재활치료·근력 강화·유연성 향상·관절운동에 도움을 준다.

포항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11월 정식 개관한 송도국민체육관의 총 이용인원은 지난 4일 기준으로 1만5275명에 이른다. 이 중 60대 이상 이용인원은 1만685명으로 전체의 69.95%를 차지한다. 매월 수강 신청 날이면 신청자가 대거 몰려든다.

김복조 포항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60세 넘으신 분들이 운동하면서 나이를 잊을 정도로 즐거워하는데, 이는 우리 공단이 지향하는 공공 스포츠의 발전 방향과도 일치한다”면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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