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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특급호텔’ 부지 시끌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5-02-25 20:21 게재일 2025-02-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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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동 공영주차장 개발사업에<br/>“지역발전” “주민불편” 찬반의견<br/>  전문가 “주변 유흥가 성격 강해<br/>  고위급 손님맞이 적합한 지 의문”
포항시 항구동 공영주차장 부지 특급호텔 공모 지역(빨간색 점선). /포항시 제공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항구동 공영주차장에 특급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부지 적합성 등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25일 포항시에 따르면 해당 부지에 민간 제안 공모를 통해 공영주차장 250면과 200실 이상의 객실을 갖춘 4성급 이상 특급호텔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 부지는 도청 소유였으나 시가 사들였었다. 앞서 한때 도청이 공매를 통해 민간업자에게 넘겼고 이곳에 주상복합아파트가 추진되던 중 중도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 무효가 되기도했던, 영일대해수욕장 상가내에서는 금싸라기 땅이다.

시는 특급호텔 건립과 관련,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사업으로 컨벤션센터와 함께 포항을 국제적인 마이스 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부지가 특급호텔이 들어서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어차피 시가 나서 하는 것이라면 특급호텔이 들어설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에 해야한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사 기간 주차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그곳은 해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변에 모텔과 술집이 밀집해 있어 유흥가 성격이 강하다”며 “주변 환경을 고려했을 때 특급호텔이 들어서는 것은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급호텔이 컨벤션센터와 함께 운영된다면 학회나 학술 관련 손님들이 주로 방문하게 될 텐데 호텔 주변 환경이 과연 고위급 손님들을 맞이하기에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보면 특급호텔의 경우 ‘비즈니스 디스트릭트’와 가까운 시가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항구동 공영주차장 부지에 세워지는 특급호텔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다각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대구, 경주에 있는 특급호텔은 외지 손님들이 와서 머물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할 만한 시설에다 주변 관광지 등을 갖추고 있지만, 영일대 해수욕장 인근은 주변 도시와 비교했을 때 관광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결된 교통망도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항구동 일부 주민들도 불만을 드러냈다.

공영주차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63)는 “공사가 시작되면 주차 문제와 소음으로 인해 불편이 많을 것”이라며 “영일대 해수욕장은 여름이면 관광객들이 몰려와 가뜩이나 주차 공간이 부족한 상황인데, 호텔 공사에 따른 주차난은 더 심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주민 B씨(57) 역시 “지역 발전을 위해 호텔이 들어서는 것은 좋지만,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교통문제와 주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도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교통 문제와 주차난 해결을 위해 충분한 논의와 조치를 취할 예정으로 있다”면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취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호텔 건립이 이뤄지면 지역 상권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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