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부적절한 실언” 비판<br/>친명계, DJ·文 사례 제시 옹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우리는 사실 중도보수”라고 말해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대표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비명계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정체성을 쉽게 바꿀 수는 없다”고 비판했으나, 친명계는 오히려 민주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들을 언급하며 “이 대표의 발언이 역사적 정통성에 부합한다”고 했다.
친명계의 한 관계자는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중도 우파’를 언급했다”며 당시의 김 전 대통령 발언을 담은 언론 보도를 사례로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13일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 당은 중도 우파”라며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기 때문에 우파이고,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중도”라고 말했다.
친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김 전 대통령은 우리 당이 중도 우파 정당이라고 했지만, 진보적 가치를 포기한다는 입장은 아니었다”며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합리적인 중도·보수 정책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는 이날 “민주당이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며 “이 대표의 발언이 성급했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한 라디오에서 “하루아침에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며 “민주당이 진보적 영역을 담당해 왔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두관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중도·보수’ 망언은 철학도, 역사도, 기본 이념도 없는 정치적 수사”라며 “실언이라고 인정하고 독재에 맞서 싸워온 민주당지지자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인영(서울 구로갑)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제자리를 지킨 것은 민주당과 당원이다. 원래 우리의 자리를 놔두고 이 대표가 다른 자리를 잡고 있다”며 “민주당의 이 대표로 돌아오라”고 썼다. /장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