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전의 대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소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 언론인인 단재 신채호(1880∼1936)의 삶과 사상을 다룬 실록 소설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달빛서가)가 출간됐다. 이 책은 90%의 사실과 10%의 허구를 섞어 신채호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저자인 역사학자이자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 박사는 2005년 ‘단재 신채호 평전’, 1995년 아홉 권짜리 ‘단재 신채호 전집’을 펴냈지만, 여전히 담지 못한 사연을 다루고 싶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러시아, 만주, 중국, 대만을 거치는 긴 망명 기간과 8년여의 혹독한 감옥살이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특히, 을사늑약 체결 당시의 울분부터 조선 민중 계몽을 위한 언론 활동, 망명 이후 중국과 러시아, 만주 등지에서 전개한 독립운동까지 신채호의 중요한 사건들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신채호는 독립운동가이자 역사가이지만 투철한 언론인이기도 했다. 그의 글은 오늘날에도 사회적 부조리와 지식인의 역할을 돌아보게 하며, 역사의식을 북돋우고 현대 사회의 지식인과 언론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신채호가 추구했던 ‘진리’와 ‘진실’의 가치를 일깨운다. 신채호의 선비정신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깨닫게 하면서 단재 정신이 왜 필요한지, 왜 시대정신이 돼야 하는지를 각인 시킨다.
신채호가 쓴 소설 ‘꿈하늘’의 한 부분을 제목으로 가져온 이 책은 신채호의 삶을 대부분 사실에 근거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소설 속 그의 삶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극적이다. 신채호가 대한매일신보 주필로 있을 때 안중근을 구출하려 했다는 이야기는 저자의 바람을 담은 허구다.
저자는 “한 개인의 역량으로는 도저히 버티기조차 힘겨웠던 망국의 시대에,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청고한 기품과 만고의 기상을 지녔던 단재 선생의 선비정신의 근원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것이 “이 실록 소설이 찾고자 하는 방향이고 목적지”라고 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