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지역본부 분석<br/>포항 철강·구미 반도체 업체 등 <br/>현실적인 지원 정책 강구 필요<br/>中·美에 높은 수출 의존 개선을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선포된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수출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출기업들이 우려하는 대외리스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기업들이 포항과 구미, 경주 등지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철강, 이차전지 업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현실적인 기업지원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2면>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4일 ‘대구·경북 수출구조의 변화 분석과 시사점’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지역 수출의 성장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수출이 3.94배 성장하는 동안 대구는 3.12배, 경북은 2.58배에 그쳤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도 전국이 5.9%인 반면, 대구와 경북은 각각 4.9%와 4.0%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국 수출의 경우 역대 최고의 수출실적을 달성했지만, 대구는 최고 수출실적 달성 연도인 2023년 110억 달러 대비 19.4%에 그쳤고 경북은 2013년 538억 달러보다 무려 23.6%의 역성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수출에서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하락해 대구는 지난해 17개 지자체 가운데 12위(수출차지 비중 1.3%), 경북은 8위(수출차지 비중 5.9%)에 머물렀다.
주력 수출 품목과 수출산업의 변화 역시 대구와 경북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대구의 수출 1위 품목은 ‘폴리에스터 직물’에서 ‘자동차부품’, ‘기타 정밀화학원료’로 변화했고, 수출산업도 ‘섬유’에서 ‘기계 및 화학공업’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경북의 경우에는 오랜 기간 수출 1위 품목을 차지했던 ‘무선전화기’에서 최근 ‘무선통신기기 부품’으로 변했으나, 주력 수출산업은 기존 2대 산업구조에서 3대 구조로 확장됐다. 경북 수출의 양대 성장엔진 역할을 담당했던 ‘전자전기와 철강금속’ 산업에 더해 ‘화학공업’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대구와 경북 모두, 수출 품목 다변화는 일부 이뤘지만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지역의 주요 수출국이 국내 및 해외 생산기지가 다수 이전한 베트남·인도·멕시코·헝가리·캐나다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대구와 경북의 제1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지난 25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대구 23.6%, 경북 32.0%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 19.5%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2위 수출국인 미국에 대한 의존도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지난해 대구의 미국 수출 수출의존도는 23.4%를, 경북은 16.2%를 차지했다. 전국기록(18.7%)을 감안하면 대구는 전국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권오영 무협대경본부장은 “트럼프 2기 미·중 무역 갈등이 악화할 경우 지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역 수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 및 초보 수출기업에 적합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수립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25년 동안 대구와 경북의 수출입 및 교역규모 변화, 주요 수출 품목과 국가 변화, 대륙별·가공단계별·기초 지자체별·기업 규모별 수출 변화뿐 아니라 수출 금액대별 수출기업의 분포 변화까지 지역의 수출구조를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