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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 사진작가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커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5-01-09 18:59 게재일 2025-01-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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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조’<br/><br/>이호준 지음·궁편책 펴냄·에세이

사진 에세이스트 이호준 작가의 신작 흑백 사진집 ‘직조’(궁편책)가 출간됐다. 이 책은 사진이라는 도구를 통해 포착한 일상의 순간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엮어낸 포토 에세이다.

‘직조’는 기계나 베틀로 천을 짜는 일이자, 곧바로 비춘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일상의 풍경을 흑백으로 담은 이 사진집의 제목은 빛과 그림자라는 씨줄과 날줄로 만들어낸 사진과, 그 흑백 사진으로 곧게 비춘 일상을 뜻한다.

작가는 평범한 사물과 풍경 속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통해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를 묻는다.

이 책은 단순히 사진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마다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글을 함께 실어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사진의 색감과 구도가 매우 뛰어나며, 페이지마다 다양한 질감과 형태의 종이를 사용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빛과 그림자의 섬세한 교감, 흑백의 농담이 만들어 낸 시각적 내러티브다. 책을 펼쳐 사진 한 장 한 장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일상적 시간 감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속도와 효율이 지배하는 오늘날, 이호준 작가에게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의 집적이 아닌 시간의 결을 읽어 내는 창이다.

책은 ‘1전시실: 점선’부터 ‘2전시실: 평행선’, ‘3전시실: 겹선’, ‘4전시실: 직각선’, ‘5전시실: 동선’, ‘6전시실: 포물선’까지로 구성돼 있다.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갖가지 풍경을 담은 사진을 제각기 다른 ‘선’이라는 주제로 묶었다.

제목과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사진과 피사체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40편의 에세이와 107장의 사진으로 가득 채웠다.

이호준 작가는 “평소 흑백 사진을 고집하지는 않지만, 이번 책에 담긴 사진은 모두 흑백이다. 컬러 사진과는 다른 호소력을 지녀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매료되는 중이다. 최근엔 아끼는 단일 초점 카메라의 촬영 모드를 모노크롬으로 고정하고 출사에 나가고 있다. 삶의 본질이 묻어나는 생생한 사진을 얻고 싶어서다. 이 책은 그런 흑백 사진의 세계로 나아가는 발걸음이라고 여겨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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