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br/><br/>나태주 지음·열림원 펴냄·문학
‘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 (열림원)는 ‘국민 시인’나태주 시인이 엄선한 그의 시 88편을 모아, 독자들이 시를 읽고 나서 그대로 따라 쓸 수 있게 구성한 ‘라이팅북’이다.
올해로 등단 55주년을 맞는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로 시작하는 시 ‘풀꽃’을 선보이며 대중들이 시와 친숙해지는 계기를 만든 주인공이다.
이번 책에서 시인은 ‘독자들이 꼭 한번 따라 써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시 88편을 위로와 사랑, 행복, 희망이라는 4개 키워드로 나눠 곱다라니 한 권에 담았다.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쓴 그의 시는 독자들에게 웃음과 위안을 주며 어제를 추억하고 오늘을 살아갈 힘을 준다.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기에, 누구나 품은 마음이기에, 누구나 인생을 사는 동안 지니고 싶은 시선이기에, 나태주 시인의 시는 끊임없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며 감동을 선사한다.
나태주 시인은 이번 시집 출간을 두고, 읽고 베끼는 과정을 통해 “나태주의 시집을 떠나 시집을 베끼는 독자분의 시집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글을 베끼다 보면 그 글이 나의 마음 안으로 들어와 안기는 것을 느끼는데, 이것은 참 신비로운 경험”이라면서 이번 시집을 통해 그런 ‘신비한 경험’을 해볼 것을 권한다.
“자 오늘은 이만 자러 갑시다 / 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 / 충분했습니다” 시인의 아내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들고 시인은 방에서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
시인은 거의 매일처럼 이어지는 이와 같은 일상의 풍경을 이렇게 시로 옮겼다. “오늘 하루 좋았다 아름다웠다 / 우리는 앞으로 얼마 동안 / 이런 날 이런 저녁을 함께할 것인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더 사랑하고 알뜰히 살피고 마음 깊이 감사하는 시인은 독자로 하여금 세상을 더 깊고 아름답고 섬세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과 귀를 열리게 한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 ‘대숲 아래서’, ‘풀꽃’을 비롯해 총 150여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작년 제9회 윤동주문학대상을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