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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좋은 일만 생기길…” 애도 속 차분했던 호미곶 해맞이

김채은기자
등록일 2025-01-01 19:30 게재일 2025-01-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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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행사는 취소됐지만 포항 호미곶 광장엔 2만 2000여 명 ‘북적’ <br/> 제주항공 추모 벽엔 애도 메모 빼곡… 영일대 해수욕장도 인파 몰려
2025년의 첫해가 떠올랐다.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호미곶 해맞이 광장을 찾은 수만 명의 해맞이 객이 장엄한 일출 장면을 감상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호미곶의 해맞이객들이 새해 소망을 빌며 푸른 뱀띠의 해인 2025년을 힘차게 맞이했다.

새해 첫 호미곶의 일출은 맑은 날씨 덕분에 밝게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국가적 재난과 혼란 속 유독 어두운 연말이 지나갔지만, 매서운 추위를 뚫고 이른 아침부터 산과 바다를 찾은 일출객들의 마음은 희망에 차 있었다.

지난 30일 포항시는 무안 제주공항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기간이 지정됨에 따라 제27회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제 공식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공식 행사는 취소됐지만 첫 일출을 보기 위해 2만 2000여 명의 방문객들이 호미곶 광장을 방문했다.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서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이상휘 국회의원을 비롯한 기관·단체장들이 해경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서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이상휘 국회의원을 비롯한 기관·단체장들이 해경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호미곶 지정 주차장은 만차가 되어 도로변에 주차 행렬이 이어져 지난해보다 방문객은 줄었지만 체감상 인파는 더욱 북적였다.

해맞이객은 두툼한 점퍼와 담요, 장갑 등을 끼고 호미곶광장을 누볐으며 반려견도 추위를 뚫고 새해맞이에 동참했다.

시는 한파 쉼터를 마련하고 떡국 나눔 행사를 진행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며 정숙한 분위기 속 해맞이 행사를 진행했다.

호미곶 광장 외에도 포항 대표 일출명소인 북구 두호동 영일대 해수욕장 등에서도 전국각지의 인파들이 모여 어두운 정국을 해쳐나갈 밝은 새해를 염원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왔다는 김경택(52·경기 시흥)씨는 “새해에 좋은 일이 많았으면해서 가족 모두가 포항에 방문했다”며 “춥지만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김경택씨의 자녀인 김유연(19·경기 시흥)양은 “올해 고3이 되는데 수능을 앞두고 좋은 기운을 받고자 따라왔다”고 “포항에서 본 일출이 기억에 남는 가족여행일 것 같다”며 두 손을 모아 새해 소원을 빌었다.

이 외에도 해맞이객들은 일출 전 ‘좋은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반배정 잘되게 해주세요’ 등 서로의 소원을 공유했다.

1일 오전 2025년 첫 해맞이를 위해 포항시 남구 호미곶 해맞이 광장을 찾은 해맞이 객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글을 남기고 있다.
1일 오전 2025년 첫 해맞이를 위해 포항시 남구 호미곶 해맞이 광장을 찾은 해맞이 객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글을 남기고 있다.

또한 호미곶 광장에는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추모공간도 꾸려져 방문객들이 애도의 메모를 남기고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추모의 벽에 메모를 남긴 이해성(35·북구 득량동)씨는 “연말분위기가 걱정과 슬픔으로 가득찼었다”며 “올해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호미곶 광장에 방문한 이강덕 포항시장도 제주 항공 추모의 벽을 찾아 여객기 사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또한 원활한 행사 진행과 안전사고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 상황실을 찾아 행사 관계자와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온 국민이 깊은 슬픔에 잠겨있지만 우리는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탁월한 국민”이라며 “2025년 새해에는 모두가 마음 속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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