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2차 표결’ 앞두고<br/>윤석열 대통령 조기 퇴진 거부<br/>현재 5명 찬성, 추가 이탈표 촉각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2차 표결이 오는 14일 오후 5시에 예정된 가운데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여당 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탈표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탄핵안 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에 따르면 11일 윤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하고, 오는 14일 오후 5시 본회의 표결을 시도하기로 했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소추안에 대한 본회의 보고는 12일, 표결은 14일 토요일 오후 5시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이상인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1차 투표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안철수·김예지 의원만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다만 2차 탄핵 결과는 1차 탄핵과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당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원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며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아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 줄 것”도 촉구했다.
이날 김 의원이 탄핵 찬성으로 선회함에 따라 국민의힘 내에서 탄핵에 찬성한 의원은 총 5명으로 늘었다.
앞서 국민의힘 조경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이 2차 표결에서 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이 찬성할 경우 탄핵안이 통과되는 것을 고려하면, 탄핵안 가결을 위해 필요한 여당 내 이탈표는 불과 3표 남았다. 남은 의원 중에서 표결은 참여하되 아직 찬반 입장은 밝히지 않은 의원도 다수다.
이에 추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확실한 이탈표가 2명은 더 있다”고 했으며,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동료 의원을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탄핵안 통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표결 전망에 대해 “통과 가능성은 좀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대통령실에서 임기를 포함해 ‘질서 있는 퇴진’ 일정을 밝혀줬으면 했는데 ‘나는 차라리 탄핵이 낫지, 절대로 내가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면 결국은 탄핵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여권에서 제안한 ‘조기 퇴진’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는 점 역시 당내 이탈표를 늘리는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최고위원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용산에 있는 관계자들과 접촉한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어떤 경우는 하야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탄핵이 되면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남아 있는데, 지금 6명밖에 없는 헌법재판소에서 1명이라도 반대하면 기각되는 것 아니냐”며 “내년 4월이면 또 대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던 헌법재판관 2명으로 바뀌는데, 그게 더 유리하다는 정치적 계산을 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스로 물러나게 되면 모든 기회가 사라지게 되니까 어떻게 보면 (헌재 탄핵 심사에서) 역전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