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는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다. 14억2000만 명에 육박하니까. 북적거리는 도시와 높은 인구밀집도가 문제가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모양.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또한 급전직하하는 출산율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세대를 이어가는 당연한 순리가 아닌 ‘자신을 포기하고, 경력을 단절시키며, 큰돈이 사용되는 어려운 일’로 인식되는 세태가 여러 국가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국가마다 이른바 ‘출산지원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그것조차 약발이 안 먹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한국과 중국이 다를 바 없다. 인식의 변화 없이는 백약이 무효인 형국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얼마 전 중국의 한 지자체는 내년부터 35세 이하 여성이 처음으로 혼인 등록을 할 경우 부부에게 30만원을 준다는 지원책을 내놨다. 이후 첫째 아이를 낳는다면 40만원을 더 주고, 둘째 출산 때는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중국 네티즌들의 조롱 댓글이 줄을 이었다. “겨우 그 돈을 가지고 아이를 낳으라고?”라는 힐난부터, “참으로 오랜 고민 끝에 나온 빼어난 정책이네” 등 비꼬는 견해까지 넘쳐났다. 그 가운데는 “한국의 어떤 기업은 1억원을 준다는데…”라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900만명 안팎이다. 1949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2년 1.09명이었던 중국의 출산율은 현재 1명 이하로 떨어졌다는 추정이 나온다. 출산지원금 규모를 용머리 수준으로 올려도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게 더 심각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