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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회동 또 ‘빈손’… 민심이 두렵지 않나

등록일 2024-10-22 18:31 게재일 2024-10-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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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회동은 예상대로 아무 성과없이 끝났다. 굳은 얼굴의 윤 대통령 모습과 맞은편에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나란히 앉은 한 대표의 차가운 모습이 회동분위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 대표는 어제 오전 예정됐던 공개 일정도 취소해, 회동에 대한 실망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회담 후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반영한 최소한의 대화 내용만 공개했다. 한 대표는 면담 후 직접 기자들에게 결과를 브리핑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곧장 귀가했고, 회동 결과는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대신 브리핑했다. 대통령실은 회동과 관련한 사후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회동결과를 공식발표할 만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실장은 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나빠지고 있는 민심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와 관련한 3가지 해법(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쇄신, 의혹규명 절차 협조),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 ‘여·야·의·정 협의체’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했다. 그리고 “개혁의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선 이미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고, 대통령실 인사도 ‘확인된 잘못이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20%대 초반 지지율이 말해주듯이, 지금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리스크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회동에서 윤 대통령은 성난 민심을 전하는 한 대표의 요구사항을 ‘심사숙고해 보겠다’는 정도로는 수용해야 했다. 그래야 당·정이 시간을 두고 민심을 수습할 여지가 생긴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한층 거세질 야당의 대통령 탄핵 공세에 대처하려면, 당·정 결속을 통해 민심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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