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힘 김성교 국회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20∼2024년)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발생한 재선충병 소나무는 총 305만여 그루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23만여 그루로 가장 많고, 경남이 69만여 그루로 그다음이다. 특히 포항, 경주, 안동 등은 산림청이 피해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5등급 중 최상위 등급인 극심지역에 분류됐다.
경북은 22개 시군 가운데 19개 시군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하는 등 전국에서 재선충병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지난 5년간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방제작업을 벌였지만 매년 증가세다. 2020년 40만여 그루이던 것이 2024년에는 90만 그루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로 소나무 생육환경이 악화되고 소나무 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활동 기간이 늘어난 것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은 100년 전 소나무 재선충병이 침입해 지금은 소나무가 거의 멸종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교훈 삼아 우리는 재선충병 방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감염이 확인된 재선충병은 36년간 모두 1500만 그루에 피해를 입혀 감염된 소나무는 모두 잘려나가 버렸다. 소나무는 환경, 문화, 휴양 등의 공익적 가치 창출이 높은 나무다. 우리나라 산림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심어져 있어 국민나무로도 불린다.
경북도가 내년 3월까지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고 한다. 14일에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지역협의회를 개최해 재선충병 관련한 정보 공유와 공동협력 방안을 논의, 모색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재선충병 발생으로 10년 내 소나무의 78%가 사라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재선충병 방제에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특별한 대책과 각오가 필요하다. 일본처럼 방제를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없는 우리나라 산은 상상하는 것조차 끔찍하다. 경북도의 이번 방제작업은 더이상 물러설 데 없다는 단단한 각오로 시작해야 한다. 관련기관의 분발이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