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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민화 계승, 실험적 화풍으로 재해석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4-10-07 19:02 게재일 2024-10-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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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봉 초대전 ‘기억(Memory); 희망의 메시지 블루’전<br/>8∼20일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br/>‘산’ 주제 ‘블루 마운틴’ 연작 전시<br/>독창적 안료 배합, 채색 차별화
박두봉 作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8∼20일 A관에서 대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중견 여류화가 박두봉 초대전 ‘기억(Memory); 희망의 메시지 블루’를 연다.

박두봉은 전통민화의 맥을 계승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화풍을 개척해 나가는 대표적인 작가다. 계명대 회화과와 대구교육대 교육대학원 조형창작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영남미술대전 초대작가상을 수상한 그는 19차례의 개인전과 270여 회의 단체전을 통해 현대 민화의 실험적 화풍과 표현양식을 작품에 담아왔다.

19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그동안 발표해 왔던 ‘기억(Memory)’ 연작으로 구성됐다. 기존 작품들은 화조도와 풍경화가 주종을 이뤘다면, ‘산’을 주제로 제작한 신작인 ‘블루 마운틴’ 연작을 선보인다. 300호 대작에서부터 100호, 50호, 30호 등 다양한 규격과 테마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박 작가는 자연의 심상적 이미지를 청색이 교차하는 음률적 감성과 한국적 미의식이 가득한 이미지로 표출해 낸다. 근작 ‘블루 마운틴’ 연작은 그리움과 사랑이 가득 찬 내면의 풍경으로 고귀한 예술의 깊이와 영혼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전해주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경북 영덕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에게 산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있는 팔각산, 주왕산, 칠보산 등 이름 모를 산들이 가득한 태백산맥의 비경은 그동안 잊고 지내던 고향에 대한 기억을 소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영덕군 매정리는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한 감성으로 끝없는 영감을 전해주는 그의 예술적 자산이다.

이번 전시는 청색이 갖는 시각적 요소와 상징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신작들로 구성돼 있다. ‘블루 마운틴’ 연작에는 평면적인 색면과 자연의 형태가 한 화면에 어우러져 있다. 침묵하는 산의 내면에 존재하는 실상과 허상을 추상적 이미지로 그려낸다.

박두봉 작가
박두봉 작가

박 작가는 재료적인 면에서는 장지(삼합지)를 직접 붙이고 호분(조개껍질 가루)과 분채물감(수간안료)을 배합해 독창적 색채연구를 지속함으로써, 안료 특성과 기법을 응용한 차별화된 채색 양식을 구현하고 있다.

박두봉 작가는 “기억의 언저리에 아른거리는 어머니가 그리워질 때마다 나는 다양한 꽃들을 소재로 아름다운 자연을 쉼 없이 형상화한다.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봄날의 푸른 하늘처럼 다정다감하게 다가오는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작품에 즐겨 사용하는 블루의 이미지는 일종의 판타지를 연상시킨다. 나는 그런 변화무쌍한 하늘의 빛 블루에 매료돼 화려한 색채로 가장 내면적인 뉘앙스를 표현해낸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대백프라자갤러리 김태곤 큐레이터는 “작가 박두봉의 예술세계는 자연에 관한 단순한 모방이 아닌 천지 만물의 창조적 조화를 본받아 자연이 주는 진정한 가치와 깨달음을 구현하려는 간절함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은 생명의 근원이며 어머니의 사랑이다. 그래서 작가의 ‘블루 마운틴’은 이처럼 생명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이 함께 공존하는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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