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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은 일부부서의 오송 이전 입장 밝혀야

등록일 2024-09-04 19:17 게재일 2024-09-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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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에 본사를 둔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수출사업본부를 충북 오송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경주시와 시민들이 반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수출사업본부를 경주 본사에서 충북 청주시 오송읍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유는 최근 한수원이 24조원 규모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사업의 우선협상자로서 선정되면서 산자부 등 정부와의 소통 및 협력 강화가 필요해서라고 한다.

수출사업본부는 한수원의 핵심부서로 소형모듈 원전사업과 해외원전 건설 등을 맡는 부서다. 현재 직원만 전체의 12%인 220명이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경주시가 진상 파악에 나섰고, 한수원 본사가 위치한 동경주 주민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수원 본사 이전이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의 일환이었던 점을 들어 이전하려면 이전지역에 방폐장도 함께 가져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고 해명하나 최근 보도된 내용을 보면 이전설은 사실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여론을 살피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이전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한수원의 경주 이전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이뤄졌다. 경주시도 이번 이전이 특별법에 정면 배치되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엄중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수출사업본부 이전을 시작으로 또다른 부서도 이런저런 핑계로 빠져나가면 경주 본사는 껍데기만 남게 된다는 우려로 경주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경주시는 경주지역에 원전관련 인프라가 많아 국내 원전산업의 중심지로 키울 계획이다. 이번 사태가 이런 계획에 차질을 줄까 우려한다. 당장 월성 2·3·4호기 연장 문제도 주민 반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2016년 한수원 본사가 경주에 온 것은 기피시설인 방폐장을 수용한 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약속 때문이다. 한수원이 말하는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은 부서 이전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교통이 문제라면 사무실의 시내 이전 등 대안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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