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멘토’로 불렸던 신 변호사<br/> 수십 년 시골살이 글로 엮어<br/>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의문들<br/> 자연에서 해답 찾자고 말해<br/>“눈물 속 떠오르는 행복의 모습<br/> 많은 이들이 바라볼 수 있길”
“그립다고 미친 듯 보고 싶다고/꼭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어라/….바다가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며/그리움 가슴에 넣어 한없이 삭이듯/무심한 그리움이 더 아름다워라….” - 신평 시 ‘그리움’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68·사진) 변호사가 자신의 수십 년 시골살이를 담담하게 시와 산문으로 엮은 책 ‘시골살이 두런두런’(도서출판 새빛)을 펴내 화제다.
시만으로 치면 저자의 네 번째 시집이기도 한 ‘시골살이 두런두런’은 조금은 독특한 책이다. 한 편의 시에, 한 편의 산문이 달린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됐다.
신 변호사의 시와 산문은 어렵지 않은 어구와 단정하고 정갈한 수사, 그리고 풍부한 여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맑은 지성과 학자적 고고함을 따스하게 표현한다. 책에 실린 시와 산문들에는 시골살이의 서정적이면서도 현실에 기반한 의식이 내장돼 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잘 산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해 신 변호사는 끈질기게 의문을 던진다. 신 변호사는 하늘과 구름과 별,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과 여린 풀길, 잠자리, 나비가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그 해답을 찾자고 말한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며 올곧게 살아온 시간, 경륜에서 나온 현실적이며 사실적인 서정이다. 그런 명징한 서정이기에 올곧고 힘이 세다.
저자는 이 책에 담은 글을 통해 아직 창창한 날들을 가진 이들에게 조그마한 위안을 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남겨진, 훌륭한 삶을 향한 가능성을 과소평가하지 않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되길 바란다.
신평 변호사는 “이번 책을 통해 많은 분이 잔잔한 물가에 앉아 눈물 속에 떠오르는 행복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행복의 길로 향하는 지침서 혹은 안내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서출판 새빛 측은 “저자의 냉철한 혜안과 깊은 경륜이 세상을 향한 따스함과 더해져 우리의 삶에서 때때로 받게 되는 무자비한 할퀸 상처에 대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신평 변호사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 인천, 대구, 경주의 법원에서 판사를 역임했다. 미국의 클리블랜드 주립대학, 중국의 런민(人民)대학 및 쩡파(政法)대학, 일본의 히토쯔바시(一橋)대학에서 연구 생활을 했으며,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외국재판관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경북대 로스쿨 교수, 한국헌법학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 앰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헌법학자들을 규합해 아시아헌법포럼(The Asia Costitution Forum)을 창설했다.
시와 수필 두 부문에서 문단에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시집으로 ‘산방에서’, ‘들판에 누워’, ‘작은 길’ 세 권을 출간했으며, 일송정문학상을 수상했다.
‘경주의 농사짓는 변호사’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는 10여 년간 판사로 일하다 사법부 개혁을 촉구하는 기고문을 잡지에 냈다는 이유로 헌법사상 처음으로 법관재임명에서 탈락(1993년)한 뒤 경주로 이사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현재 공익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