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21일 봉화 출신 천재 학자 학술대회 개최<br/>청소년센터 대강당서 5명 전문연구자 등 참여 총체적 연구
조선시대 최고 천문학자인 봉화 출신의 괴담(槐潭) 배상열의 학문과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봉화군과 함께 21일 오후 2시 봉화군청소년센터 대강당에서 ‘괴담 배상열의 학문과 사상’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봉화가 낳은 천재 학자 괴담 배상열의 천문과 지리, 역학과 산학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이뤄질 전망이다.
괴담 배상열(1759~1789)은 봉화에서 태어나, 15세 전후에 독학으로 깨우쳐 천문과 지리, 역학과 산학에 뛰어났고, 23세 때 대산 이상정의 문하에 나아가 배운 뒤로는 성리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30세의 나이로 요절했지만, ‘도학육도(道學六圖)’,‘서계쇄록(書計鎖錄), ‘사서의의(四書疑義)’, ‘성리찬요(性理纂要)’,‘사서찬요(四書纂要)’, ‘계몽도해(啓蒙圖解)’, ‘심경품목(心經稟目)’, ‘을수제요(乙數提要)’ 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특히 그는 16세에 천문을 관측하는 혼천의(渾天儀·선기옥형)를 만든 이후, 21세와 27세에 다시 제작하고 수정하는 등 천문 분야에서 놀라운 천재적 역량을 발휘했다. 28세 때 편찬한 ‘서계쇄록’ 하편은 수론에서 시작해 각종 산법에 이르기까지 두루 아우른 본격적인 산서(算書)로, 배상열의 수리 사상이 전면적으로 드러나 있다.
앞선 시기에 나온 최석정의 ‘구수략(九數略)’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구체적인 산법과 운용의 측면에서 형이상학적 색채를 철저히 탈피했다는 점에서 18세기 말 조선 지식인들의 변화된 수리 사상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관련 분야의 전문 연구자 5명이 참석해 괴담 배상열의 생애와 교유관계는 물론, 성리학과 역학, 천문 및 수리 사상에 대해 총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먼저 박권수 충북대 교수는 배상열의 생애와 교유관계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그의 상수학적 우주론 연구를 전체적으로 소개한다.
이영호 성균관대 교수는 배상열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완성한 ‘도학육도’를 통해 그의 생애 후반기에 학문의 주축이었던 주자학적 사유를 고찰한다.
엄연석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장은 배상열의 역학과 성리학을 아우르는 도상학이 조선 후기 역학과 성리학에서 지니는 특징과 지위를 규명한다.
김상혁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조선의 혼천의 제작 역사를 개략적으로 살피고, 그 가운데 적도환(赤道環)에 28수의 별자리를 그려 넣은 배상열의 혼천의만이 지닌 특징을 밝힌다.
마지막으로 강민정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은 18세기 초 최석정의 ‘구수략’과 비교 분석해 ‘서계쇄록’의 수리 사상이 지닌 특징을 살펴본다.
18세기 영남학파 지식인들은 대체로 경세적·실용적인 학문보다는 형이상학적인 성리학과 번쇄한 예학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배상열이 추구한 학문은 18세기 사상사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영남학파 학문의 심화와 외연 확대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봉화가 배출한 괴담 배상열 선생은 천문과학 분야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적 역량을 발휘했을 뿐만 아니라, 성리학에도 깊은 이해를 보여 우리 지역에서 특출한 학문적 업적을 남긴 인물”이라며 “앞으로도 아직까지 발굴되지 않은 역사 속 인물들을 찾아내 연구와 전시, 학술대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가 다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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