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결정한 행복’<br/><br/>아서 C.브룩스·오프라 윈프리 지음<br/>RHK 펴냄·인문
아서 C.브룩스는 “행복은 저절로 찾아오길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그러하겠다고 결정한 사람에게 찾아온다”며 삶을 개선할 실용적인 기술을 널리 알리고자 연구자로서 쌓아온 방대한 자료를 통해 행복의 과학적 면모를 밝혀냈고, 이를 ‘애틀랜틱(The Atlantic)’에 연재하며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 칼럼으로 아서의 열렬한 팬이 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그의 메시지에 공감해 함께 집필에 참여했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23년 아마존 최고의 논픽션에 선정되며 대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행복을 찾기 위해 저자들이 먼저 한 것은 정의 내리기다. 저자들은 의식과 교감이 합쳐질 때 얻는 즐거움, 목표를 달성하며 얻는 만족, 모든 일에 의미를 찾으려는 목적의식을 행복의 세 가지 영양소로 꼽으며 행복을 달성하려면 이들 세 영양소가 고르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이 균형 안엔 일정 수준의 ‘불행’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터스위트(bittersweet)’처럼 행복과 불행은 공존한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며 불행은 적이 아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불쑥 터져 나오는 불행감을 막을 도리는 없다. 그들은 가족, 우정, 일, 믿음 등 삶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존재를 삶을 이루는 가장 큰 기둥으로 삼는다.
저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이 초석들을 굳건히 세워놓으면 외부의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가족은 가장 가깝기에 제일 어려운 관계다. 가족과의 다툼에서 자주 난항을 겪는 이들에게 아서는 아주 적확한 진단을 내린다. 바로 ‘기대 부조화’다. 사랑하기에 기대하고, 기대하기에 실망한다는 이 단순한 원리는 우리가 가족 관계를 등한시해서는 안 될 이유를 타당하게 설명한다.
또한 쓸모에 상관없이 애정만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 진정한 우정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아서는 SNS에 둘러싸여 팔로워와 좋아요를 계산하게 만드는 관계에 집착을 멈추고, 어떤 조건에도 관심과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 ‘무용한 우정’을 꼭 갖추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현실적으로는 전혀 쓸모가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이것이 사랑의 위대한 역설이며 추구해야 할 우정이라며, 직접 살을 맞대고 즐겁게 시간을 허비할 친구를 가지라고 제안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