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보물 지정 예고<br/>“11세기 석탑 양식 잘 나타나”
1000년 전 세워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203호)인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 했다고 13일 밝혔다.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 규모의 석탑이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塔身石·몸돌)과 옥개석(屋蓋石·지붕돌)으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으며, 상륜부(석탑의 꼭대기에 세워 놓은 장식 부분)는 노반석(탑의 상륜부 가장 아래에 상륜을 받치기 위한 사각형 돌)과 복발석(탑의 노반 위에 엎어진 사발 모양으로 장식해놓은 돌 )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 따르면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
보경사 석탑은 탑 몸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석탑의 1층 탑신석 정면에는 문비형과 자물쇠, 문고리 조각이 선명하게 표현돼 있다. 문비형은 문틀이나 창틀에 끼워서 여닫는 문이나 창의 한 짝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런 문양은 석탑 내부에 사리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석탑과 승탑에서 시작돼 고려 때까지 계승된 사리 신앙의 상징”이라며 “사리를 섬기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석탑에서는 물이 탑의 몸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파둔 홈도 볼 수 있다.
1010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등에서 확인되는 형태로, 통일신라부터 11세기까지 이어진 고려 전기 석탑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국가유산청은 “조성 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경사 오층석탑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다.
한편 포항 보경사는 625년 지명법사가 창건한 사찰로, 이번에 지정 예고된 오층석탑이 지정 고시되면 보경사에는 보경사 원진국사비, 보경사 승탑 등 모두 8점의 보물이 자리하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