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음악극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 27일 포항문화예술회관<br/>무용·재즈·전자음악 등 다양한 장르 어우러진 도전적 무대 호평<br/>아기 점지해주는 생불신의 내력 담은 제주도 민간 신앙 재해석
제주 신화를 판소리와 재즈로 풀어낸 이색 1인극이 포항 무대에 오른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27일 오후 2·6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판소리 음악극 ‘종이꽃밭 : 두할망본풀이’를 무대에 올린다.
‘종이꽃밭 : 두할망본풀이’는 아기를 점지해주는 생불신의 내력담을 담은 제주도의 무속 신화 ‘생불할망본풀이’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우리 전통음악과 무용, 재즈, 전자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어우러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무대로 호평을 받아왔다.
망망대해 바다에서 발견된 무쇠석갑 하나. 그 안에서 동해용왕과 서해용왕의 딸인 동이가 발견된다. 3년 만에 무쇠석갑에서 나온 동이는 생불신이 되라는 어머니의 뜻대로 자신을 구해준 임 박사에게 아기를 점지하지만, 해산의 방법을 알지 못한다. 산모가 위기에 처하자 또 다른 생불신인 명이가 하늘에서 신비한 형체로 내려와 아기를 해산시키고, 동이와 명이는 옥황상제에 앞에서 누가 생불신인지 판결을 요청한다. 옥황상제는 은 대야에 은 꽃씨를 주며 두 아기씨에게 꽃 피우기 내기를 제안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진 판소리를 듣는 즐거움과 함께 한국적인 무대 언어를 만나게 된다. 1인 소리꾼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관객이 상상하도록 만들며 이야기의 핵심인 두 아기씨의 꽃 피우기 내기와 동해안 별신굿의 전통 지화(종이꽃·紙花)를 연결해 무대를 화려하게 수 놓는다.
이번 공연에서 무대의 지화 연출은 동해안별신굿 전승교육사 정연락 지화 작가가 참여했고, 판소리 배우에는 1인 판소리 창작극 작업을 꾸준히 해온 소리꾼이자 작창가 박인혜, 음악 작·편곡에는 음악 그룹 나무의 대표이자 재즈 탱고 프로젝트 라벤타나 멤버인 최인환이 담당해 K-뮤직의 깊이와 넓이를 펼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제주라는 섬 지역 특유의 감수성과 재즈 사운드가 결합돼 제주 민요와 무가를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공연은 2023년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초연작으로 2023년 ‘소행성의 올해 베스트 공연’ 중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한 작품이다.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원하는 ‘2024 공연예술 유통’에 선정돼 무대에 오른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고전을 통해 현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본 작품을 통해 삶의 통찰력을 갖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