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 15일부터 최초 공개<br/>전국 각지서 4년간 50만점 수집<br/>일제침략·월남파병 등 애환 생생
한국국학진흥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진행한 근대기록문화 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조사·수집한 민간 근대기록문화 자료 15만여 점을 15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최초 공개했다.
그동안 한국국학진흥원은 전통기록자료를 기탁 받아 보존·전승해 왔다. 전통기록자료뿐만 아니라 근대 시기의 자료 역시 빠르게 훼손되고 멸실되는 상황 속에서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2021년부터 민간에 소장된 근대기록자료의 조사·수집을 시작했다. 매년 중장년층 조사원 500명을 선발, 전국 각지에서 4년 동안 50여만 점의 자료를 수집했다.
이 중 15만여 점을 이번에 공개한다. 원본 자료를 아카이브에 디지털로 구축해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수집한 나머지 자료도 추후 검증을 거쳐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는 1910년부터 1979년까지 생산된 문서·서적·사진·도면 등의 기록 자료로, 한국전쟁 이후 자료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전국 근대기록문화조사원들이 주변 지인을 설득하고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민간이 소장한 원본 자료를 조사·수집한 결과 소중한 사진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역사의 최대 비극이자 아픔인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월남 파병 등 근대의 험한 파고를 견디며 살아낸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순간을 생생히 접할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앞으로도 낡고 오래된 자료들을 모아 근대의 ‘민초실록(民草實錄)’으로 되살릴 계획이다.
시사성 있고, 역사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획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환기시킬 예정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근대기록자료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수집이 아직은 시작 단계라 자료가 다양하지는 않다. 하지만 중장년층 조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이번 공개를 통해 자료 소장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사장될 위험에 놓인 많은 자료들이 한국국학진흥원에 한데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