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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지도체제·경선 룰… 여, 내홍 불씨 ‘솔솔’

고세리기자
등록일 2024-06-06 20:06 게재일 2024-06-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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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여 ‘대표+부대표’도입 주장에<br/>“한동훈 견제 아니냐” 반대 목소리<br/> 지도부 경선 당원투표 반영비율도  <br/> 결론 못 내려 원점 재검토 논의로 <br/>
내달 전당대회가 예정된 국민의힘 내부에서 차기 지도체제와 지도부 선발 방식을 놓고 당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절충형 2인 지도체제’를 제시하며 원외 의견 수렴을 요청한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당내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현행 ‘당원 투표 100%’인 지도부 경선 룰의 개정을 두고도 이견이 생기면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만나 ‘2인 지도체제’에 대해 의견 수렴을 요청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황 비대위원장이) 당헌·당규 개정특위를 통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되 당 대표 투표에서 2위는 수석 최고위원으로 한다’라고 고치고 싶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행 단일 체제 방식은 당 대표 경선과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치른다. 집단 체제는 경선을 동시에 진행해 최다 득표자가 당대표를 맡고 다음 득표 2·3위가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황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절충형 2인 지도체제’는 최다 득표자가 당 대표를, 2위가 부대표(수석최고위원)을 맡아 지도부를 ‘투톱 체제’로 운영하게 된다. 당 대표가 직을 상실하거나 내려놓는 경우 부대표가 대표직을 승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2년간 여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6번이나 출범하는 등 당 대표 교체가 잦아 혼란이 가중됨에 따라, 당 지도부의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절충형 2인 지도 체제’에서는 부대표가 당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 만큼, 유력한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또한 당내 혼란이 가중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3040 소장파 모임 ‘첫목회’의 간사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6일 이와 관련해 “(지도체제·전당대회 룰 변경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위한 것이냐, 반대하는 것이냐가 기준점이 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첫목회 회의에서 강연자로 나선 윤희숙 전 의원도 “어제(5일) 나온 절충형 얘기를 보면 약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왜냐면 (당 대표) 궐위 시를 대비하는 것처럼 말씀하시기 때문”이라며 “2인자를 내세워서 끌어내린다는 건가. 별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위는 일단 지도체제 변경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여상규 특위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집단·혼합형 지도체제 안들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당 지도체제 개편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 갑자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위 내에서 지도체제를 거론하는 것은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 대표 경선 룰과 지도 체제 전환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회의에서 경선 룰에 일반 여론조사를 30∼50% 반영하기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정체성과 당심을 훼손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반영 비율을 얼마나 할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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