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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대통령과 영부인 걱정

등록일 2024-06-03 18:15 게재일 2024-06-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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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해결 어려운 문제나 걱정거리가 있을 땐 선현이 남긴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전 세계 사람들의 입에서 하루에도 수천 번 인용되는 것이지만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기에.

‘논어’ 계씨편엔 天下有道 則政不在大夫 天下有道 則庶人不議(천하유도 즉정부재대부 천하유도 즉서인불의)란 문장이 있다. 고루하고 어려운 말이 아니다. 현대적으로 풀어쓰면 대충 아래와 같다.

“공자는 말했다. 세상에 도(道·원칙과 합리)가 굳건히 서있다면 정치가 권력자의 손에만 독점되지 않고, 그런 세상이라면 국민들이 정치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국민을 위무하고 편안하게 해줄 의무를 가진 정치인이 국민을 걱정하지 않고, 외려 국민이 정치인을 걱정하는 해괴한 상황에 오늘날 한국이 처해 있다 말하면 과장이라고 욕을 먹을까? 앞서 인용한 문장 중 大夫(대부)란 단어를 21세기 방식으로 ‘대통령’이라 바꿔보자.

한국 국민들은 현재 전·현직 불문 대통령과 그의 아내를 무거운 마음으로 걱정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 인도를 방문한 아내를 두고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 하니, 견해를 달리하는 국회의원 한 명이 “국민을 어찌 보고 능청맞게 흰소리를 하느냐”고 따진다.

현직 대통령의 아내가 선물로 받았다는 수백만 원짜리 가방을 놓고는 “특별검사를 통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도한 흠집 내기”란 목소리가 긴 시간 격렬하게 충돌 중이다.

너그럽고 선량한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까진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저 대통령들과 그의 배우자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의 걱정과 화를 부르지나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도 못해주는가?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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