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랑인의 대부·장애인의 벗으로<br/>40년간 소외이웃과 함께 생활해<br/>오늘 대구 범어대성당 장례미사
생전 ‘부랑인의 대부’, ‘장애인의 벗’으로 불려왔던 최 신부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제직에 부르심을 받아 40년 가까이 소외된 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그리스도의 사명을 몸소 실천했던 ‘천사같은 사제’였다.
1955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8년 6월 사제품을 받은 최 신부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대봉본당 보좌로 사목을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고령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던 최 신부는 1990년 오갈 곳 없는 부랑인들과 함께 지내며 중증장애인과 부랑자 등을 돌보는 복지시설 들꽃마을을 설립했다. 1993년 사회복지법인 인가를 받은 들꽃마을은 2006년에는 차상위계층 무료 보호시설 포항 들꽃마을, 2010년에는 중증장애인시설인 들꽃마을 민들레공동체와 노인복지센터를 세웠다. 들꽃마을의 사랑나눔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까지 진출해 종합사회복지관 및 학교·진료소 등의 역할을 하는 들꽃마을을 설립했다.
아동 그룹홈과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했던 최 신부는 청도본당 주임과 대구광역시립희망원 및 대구정신병원 원목실장을 맡았던 것을 제외하면 사제생활 대부분을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부랑자와 중증장애인의 쉼과 재활을 돌보는 데 헌신했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들꽃마을 후원회 전담으로 사목해왔던 최 신부는 포항 들꽃마을에서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함께 살았다. 지난달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아 투병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에 단상집 ‘들꽃처럼 살으리라’(2002), ‘빈 그릇’(2010)을 펴냈고 2015~2016년 가톨릭평화방송 TV ‘최영배 신부의 인생 검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빈소는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이며 장례미사는 22일 오전 10시 대구 주교좌범어대성당에서 봉헌된다. 장지는 가톨릭 군위묘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