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이어 <br/> 대통령실에도 ‘수석실’ 준비<br/> 경북도, 올 초부터 발빠른 대응<br/>‘저출생 극복 태스크포스’ 출범<br/> 아이돌봄시범타운 등 정책 발굴 <br/> 포항시도 추경에 관련예산 반영<br/> 다자녀 관련 조례 개정도 추진<br/> 청송군, 내달부터 4.5일제 시행
매년 줄어드는 인구로 저출생 대책 수립과 실행이 한국사회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과 정부, 지자체 할 것 없이 저출생 대책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는 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천명했다. 이 부서를 부총리가 이끄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이에 몇몇 지자체는 이미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연이어 윤 대통령은 13일엔 “대통령실 산하에 저출생대응기획부를 담당할 저출생수석실 신설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극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현 상황을‘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위기’라고 인식하고, 국가 역량을 모두 동원해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전라북도 등과 함께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경상북도 역시 도 차원의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 마련에 고심 중이다.
경북도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저출생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지자체 중심의 정책 마련에 부심해왔다. 지난 1월 18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실·국별 업무보고에서는 저출생 극복과 관련한 부서별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전문가들과 이에 관해 토론을 가졌다. 이 자리에선 일과 가정의 양립, 출산 지원, 완전 돌봄 정책 등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고 한다. 경북도가 추진하고자 하는 구체적 정책 중에는 공동체 속에서 아이를 돌보는 ‘저출생 극복 시범도시’와 완전 돌봄을 위한 공동체 중심의 ‘아이 돌봄 시범타운’ 조성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더해 경북도는 개발제한구역의 해제로 주거 용지와 행복주택 공급 확대, 공동 육아 시설과 돌봄 시설을 갖춘 양육 친화형 공공주택 공급, 조부모·대학생 돌봄 서비스 제공 등도 저출생 극복 방안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된 경북도의 저출생 관련 대책은 ‘저출생 극복 비상 대책 태스크포스(TF)’ 구성으로 현실화될 전망이다.
경북도는 지방의 문제는 지방이 보다 정확히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재원 마련과 예산 이양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지사의 “저출생 대책을 지자체 중심의 정책 수립과 실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에는 이런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포항시는 지난 4월 15일 추가경정예산 2조7900억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 과정에서 “저출생 극복과 주요 시책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통해 자생적 지역경제 생태계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자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엔 지금과 같은 저출생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지역경제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담겨있다.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가 저출생 극복에 있다는 포항시의 의지도 확연하게 느껴진다.
올 3월에는 다자녀 가구의 정의를 ‘2명 이상의 자녀를 출산 또는 입양해 양육하며 19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가구’로 바꾸는 조례 개정도 진행했다. 이 또한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저출생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포항시의 뜻으로 평가된다.
군 단위 지자체 역시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대책도 속속 만들어지는 추세다.
청송군은 13일 주 4.5일제 시행을 위한 기관단체장과 근로자대표 간 상생 합의문을 작성했다. 이에 따라 청송군 기관단체는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6월부터 근로시간 주4.5일제(주36시간)를 전격 시행한다.
그동안 직장생활과 가사노동, 양육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일을 그만두거나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송군은 근로자의 일상 회복과 근로자인 부모의 삶의 질을 높여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는 걸 군정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윤경희 청송군수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게 자동 육아휴직제도 도입과 육아휴직 기간 소득 보장, 노동시간 단축이라 조사됐다”고 부연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