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 2권<br/>‘‘나라는 착각’’ - 그레고리 번스지음·흐름출판 펴냄<br/>‘‘생각 중독’’ - 닉 트렌턴 지음·갤리온 펴냄
부처님이 도를 깨친 것은 사유(思惟)에 의해서였다. ‘왜?’라는 끊임없는 질문의 끝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무아(無我)라는 진리도 무상함에서 유추한 결론이다. 실체가 없으므로 고정된 ‘나’라는 존재도 없다는 것이다. 힘든 일상 속 ‘나는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 2권을 소개한다.
△그레고리 번스 ‘나라는 착각’
미국의 세계적인 신격과학자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 그레고리 번스는 ‘나라는 착각-뇌는 어떻게 인간의 정체성을 발명하는가’(흐름 출판)에서 자아란 게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저자는 뇌과학과 심리학,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실험 등을 활용해 뇌 속에서 기억이 어떻게 저장되고, 현재의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며, 그것이 어떻게 통합되는지, 그래서 자아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책에서 그는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며 ‘자아 정체성’이란 개념이 실은 뇌가 만들어낸 허구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있는 그대로 기억을 재생할 수 없다. 복잡하고 모순된 과거 기억들은 선별돼 뇌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아를 ‘수많은 사건 중에서 특정한 부분을 편집하고 맥락을 이어 붙인 기억의 집합’이라고 정의한다. 즉, 내가 나와 세상에 들려주는 ‘나에 대한 편집된 이야기’가 자아의 실체이기 때문에 자아는 태생적으로 허구일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자아가 생성되는 뇌의 메커니즘을 알면 ‘내가 원하는 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미디어를 보는가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 정보의 측면에서 보면, 내가 먹는 것이 곧 내가 된다.”
△닉 트렌턴 ‘생각 중독’
‘생각 중독-불안과 후회를 끊어내고 오늘을 사는 법’(갤리온)의 저자인 미국의 심리학자인 저자 닉 트렌턴은 현대인이 과도하게 머리를 쓰면서 산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과거를 되새김질하며 끝없이 후회하는 사람, 아주 작은 일에도 거대한 걱정으로 내닫는 사람, 밀려드는 업무에 압도돼 정작 미루기만 하는 사람 등의 생각 과잉은 유전과 자라온 환경이 원인이 되곤 하지만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성향도 한몫한다고 지적한다.
책은 개인 삶의 악영향을 끼치며 스스로를 가두기에 이르는 현대 병인의 생각 과잉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생각 과잉으로 인한 불안이 일상을 잠식하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생각 과잉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당장 생각의 패턴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갖지 못한 것이 아니라 가진 것에 집중하기,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기,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에 집중하기 등을 제시한다.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