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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에 스며든 사유’… 포항 여성 사진가 5인전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4-05-01 19:42 게재일 2024-05-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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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너머 기획 초청전 ‘HEEM’<br/>김숙경·김주영·박영희·오연미·이경진<br/>‘존재의 의미’·‘어떤 재현’ 등 주제로<br/>일상서 느낄 수 있는 감성·분위기 담아 <br/>14일까지 갤러리 포항
이경진作

주목받는 포항의 다섯 여성 사진가들의 특별한 작품 전시회가 사진 전문 갤러리 갤러리포항(포항시 북구 죽도로19 2층)에서 오는 14일까지 개최된다.

포항의 사진 연구단체인 공간너머 최흥태 대표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에는 김숙경·김주영·박영희·오연미·이경진 등 다섯 사진가가 참여한다. 최흥태 대표는 포항 최초의 사진 페어인 ‘포토 포항 아트페어 2023’을 기획하고 ‘2022 제15회 전주국제사진제’ 초청 등 다양한 경력과 전시 경험을 가진 중진 사진가다.

박영희作
박영희作

이번 전시는 포항 사진의 흐름을 진단하고 지역 사진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사진예술의 ‘힘(HEEM)’을 주제로, 내적 자율성으로 대상을 해석하고 외형적 시각의 단순한 재현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주체적 개별성을 높이 평가받는 사진을 선보이는 전시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작가만의 분위기를 작품으로 담아내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다섯 명의 사진가들은 포항 우수작가 초대전 등 포항문화재단 등 각 기관 단체전 초대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는 현대 사진가들이다.

김숙경作
김숙경作

김숙경 사진가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성찰하며 인간의 존재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존재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동해에서의 최근 작업을 선보이고 있으며 광활한 우주 속에서 티끌만 한 크기로 존재하는 인간 삶 속에서 느끼는 존재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김주영 사진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을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떤 재현’이라는 제목으로 오랫동안 주력해온 색이 품은 공간 안에서 자신의 독백을 담은 ‘어떤 재현-레드’ 연작을 전시할 예정으로 포항의 문화공간을 찾아 앵글을 들이대며 자연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이방인이 된 시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오연미作
오연미作

박영희 사진가는 삶의 배경을 통해 작가 개인의 내면에 스며든 기억을 들춰내는 전시를 예고하고 있다. ‘바람, 바램’을 주제로 미세하고 도드라진 입자와 대상 간의 중첩을 활용한 피그먼트 프린트 작품을 위주로 한 흑백 사진을 선보인다.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조명의 조도를 통해 관람객의 시선을 낮은 각도로 분산하고 감성을 자극한다.

오연미 사진가는 마다가스카르의 아름다운 추억을 앵글에 담았다. ‘마다가스카르’ 주제의 작품들은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천년을 뿌리내린 거대한 바오밥나무와 지평을 붉게 물들이는 일출과 일몰, 밤하늘을 가득 채운 은하수와 그 속에서 풍경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조명해 낸다.

김주영作
김주영作

이경진은 ‘빨간 지느러미’를 주제로 자신의 일상에서 발견한 멈춘 시간을 직접 카메라에 담아 독특한 디지털 기법으로 색을 입힌 작품을 발표한다. 그는 “‘나는 누구인가’,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불면증처럼 헤매고 다닌 상상의 날들을 하나하나 풀어 본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흥태 사진가는 “어느 순간 사물이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서도 앎이 깊어진다. 단토의 ‘예술의 종말론’에서 주장한 논리들이 주는 합당한 힘을 지렛대로 삼아 이번 전시를 기획한다”며 “지역의 사진이 예술의 힘을 가질 때 사물을 얼마나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있는지, 지각과 감각에서 자유롭고 내적으로 발화하여 표현된 작품들이 우리를 얼마나 깊은 사유와 해석으로 이끌게 하는지 깨닫게 한다”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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