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무소속 후보 기근<br/>지역 현역 공천율 64%, 집 나간 후보 포항북, 영천·청도 2곳에 그쳐<br/>대구 4명·경북 8명 무소속… ‘친박 좌장’ 최경환 뛰는 경산 가장 뜨거워
22대 총선이 26일 앞으로 다가왔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은 국민의힘 간판만 달면 작대기를 꽂아도 당선된다고 할 정도로 국민의힘 절대 우세지역이다.
국민의힘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TK 25개 선거구 후보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천이 별 다른 잡음 없이 끝나는 바람에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가 줄면서 무소속 후보 ‘기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천 경합 과정에서 현역 불패가 이어지고 이탈자들이 생각만큼 많지 않은 때문이다. 이에 지역 총선이 역대급으로 조용한 선거가 될 조짐이다.
15일 현재 지역에서 컷오프나 경선에 패배한 현역 의원은 임병헌(대구 중·남), 김용판(대구 달서병), 김병욱(포항남·울릉) 의원은 경선에 패했고, 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은 컷오프, 윤두현(경산) 의원은 불출마, 류성걸(동·군위갑)·양금희(대구 북갑) 의원은 국민공천 지역으로 선정됐다. 14일 박형수 의원이 의성·청송·영덕·울진 공천자로 확정됐고 결선 투표에 들어간 구미을도 빠르면 17일 결정될 예정이다. 15일 현재 TK는 25명 중 16명이 살아남아 현역 공천율은 64%에 달한다. 때문에 TK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반발, 무소속 출마로 돌아선 주자들은 포항북과 영천·청도 외에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의 무소속 바람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단지 경산은 4선 의원을 지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출마, 지역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고 포항북과 영천·청도에서 무소속 후보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및 기타 정당 후보의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후보자 등록신청 마감일인 22일을 1주일 남겨두고 있어 국민의힘 낙천자 중 무소속 출마자가 추가로 나올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총선 후보자 공천이 안전운행 기조에 맞춰지면서 반발하는 낙천자가 의외로 적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1대 총선의 경우 당시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낙하산 공천으로 당선후 복당 선언이 잇따랐다. 지역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지역 무소속 돌풍의 진원지가 됐다. 여기에 공천 탈락한 정태옥(북갑), 곽대훈(달서갑)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20대 총선때는 친박 공천 파동으로 주호영, 유승민, 홍의락 후보가 무소속 출마, 민주당의 김부겸(수성갑)과 함께 당선돼 지역 새누리당 일색 구도를 깨뜨렸다.
대구·경북(TK)은 현재 대구 4명, 경북 8명이 무소속 후보로 등록, 지역 패자인 국민의힘 후보와 여의도행 티켓을 다투고 있다.
대구는 서구에 서중현 전 서구청장, 북을 신유성 전 농협노조 수석부위원장, 수성갑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부위원장, 수성을 박경철 수성미래연구원장 등 4명에 불과하다. 서중현 전 서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지역에서 7전 8기에 도전한다.
경북은 현재 영천·청도에 3명이 무소속 후보로 나서는 등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국민의힘 후보와 한판 승부를 노리고 있다.
포항북에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 뛰쳐나온 이재원 포항지역연구회 대표가 표밭을 누비며 활발하게 뛰고 있다. 경주는 5선 관록의 김일윤 전 의원이 고령의 핸디캡에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무소속 출마했다. 김천은 박건우 전 김천시의원이 무소속으로 뛰고 있다. 영천·청도는 국민의힘 공천에 반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장주 전 경북도부지사가, 역시 함께 무소속 출마한 김경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과 여론조사에서 승리, 김 전 대구국세청장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한 채 이만희 의원과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영천·청도는 또 이승록 전 국민의힘 자문위원과 이정호 성균관청년유도회 경북대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등 TK에서 유일하게 무소속 다자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경산은 ‘친박 좌장’격인 최경환 전 부총리가 무소속 예비후보로 출마, 이번 선거에서 가장 관심 지역으로 떠오른 곳이다. 최 예비후보는 지역 정치권 등 각계의 지원을 받으며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조지연 대통령실 행정관과 불꽃 튀는 승부를 벌이고 있다. 최 예비후보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며 지역 무소속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조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조직과 영남대 동창회 등 지원 사격을 받으며 빠르게 열세 만회에 나서고 있다.
의성·청송·영덕·울진 선거구는 심태성 상상수산대표가 무소속 예비후보 등록을 했으며 고령·성주·칠곡은 박영찬 자연치유숲 대표가 등록했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공천이 현역 강세로 끝나 현역 의원의 이탈이 거의 없는 점과 선거후의 공기업 행 등 다른 길이 열려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국힘 출신 무소속 후보가 적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