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형 열람실 ‘해오름 마루’·암벽 등반 시설 ‘크라이밍 스퀘어’ 등<br/>어린이 눈높이 맞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입소문… 시민 발길 이어져
포항의 어린이 특화 도서관으로 새롭게 문을 연 포은오천도서관이 지역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는 기존 도서관의 틀을 깬, ‘어린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30km 떨어진 양덕이나 연일읍에서도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찾아 오고 있다.
포은오천도서관 1층 자료실에는 각국의 언어로 된 원서들 부터 팝업북 등 다양한 형태의 아동용 도서들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알록달록한 의자들,교구들이 비치돼 있다.
자료실을 좀 지나면 도서관의 랜드마크로, 사방이 휜하게 뚫린 계단형 열람실 ‘해오름 마루’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자유분방하게 책을 즐길 수 있다.
‘해오름 마루’ 맞은편에는 어린이용 실내 암벽 등반 시설인 ‘크라이밍 스퀘어’가 설치돼 있다.
책 읽기가 지루해 질 무렵 어린이들은 도서관측이 무료로 제공하는 보호구를 착용한 후 크라이밍 스퀘어에서 기분 전환에 나선다.
어린이들이 벽면에 설치된 2m 높이 알록달록한 암벽 정상을 오르내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기존의 도서관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자료실 내부에 마련된 ‘실감놀이터’는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다.
이곳은 크로마키 촬영기법을 이용, 동화 배경에 어린이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동화 속 주인공의 경험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장비를 착용한 어린이들은, 동화가 시작되면서 스크린에 자신의 모습이 구연되면, 이내 동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다.
도서관측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유치원 견학프로그램과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실감 놀이터에서 놀자!’에서 이 프로그램을 30분씩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곳이 어린이들만을 위한 도서관은 아니다.
도서관 2층부터는 철학과 인문학, 역사 등 성인용 자료실이 마련돼 있고 ‘작가의 방’도 조성, 지역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도서관 1층 로비에는 포항출신 한국 아동문학 대가 손춘익 작가 기념 공간이, 2층에는 포은 정몽주 선생의 전시관도 마련돼 있다.
최근 포은오천도서관의 인기가 높아지자 인근 커피숍 등도 성황을 누리고 있다.
도서관에다 자녀들을 입장시킨 많은 학부모들이 커피숍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환담을 즐기는 것.
이정훈(32·북구 양덕동)씨는 “특화된 어린이용 자료가 많을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면서 “왠만한 근처 공원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포은오천도서관 측은 “최근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재개관한 후 일일 이용객이 과거 평균 100명에서 578명으로 5배 증가했다”면서 “향후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공연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경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