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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러스 통산 5번째 ‘FA컵’ 정조준

정서영 포항스틸러스 객원기자
등록일 2023-10-31 13:57 게재일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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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08, 12, 13 FA컵 4회 우승 전통강호 <br/>토너먼트에 유독 강한 팀컬러 강점<br/>우승하면 내년 ACL엘리트 직행 티켓 확보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이 FA컵 경기에 앞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정서영 포항스틸러스 객원기자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이 FA컵 경기에 앞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정서영 포항스틸러스 객원기자

전통 명가 포항스틸러스가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포항은 1일 오후 7시30분 제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유나이티드와 FA컵 4강전을 치른다.

포항의 10월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 9월 30일 있었던 울산과의 경기에서 완델손이 턱뼈골절로 빠진데 이어 10월 8일 팀의 중심이던 오베르단 마저 무릎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지면서 선수단 선발 구성마저 겨우 꾸릴 정도였다.

설상가상으로 K리그 파이널라운드가 접어들었던 10월 20일 인천경기 이후 4일 뒤인 24일에는 ACL 일본 원정을 다녀왔다. 다시 4일 후인 28일에는 전북 현대와 리그 원정 경기 맞대결을 펼쳤다. 쉴 틈 없이 이어진 경기에서 선수단의 많은 체력 소모와 부상 그리고 최근 경기에서 교체논란 이슈도 있었다. 체육 분야에선 이럴 때 가장 손쉬운 처방으로 휴식을 꼽는다.

하지만 지금 포항은 재정비할 수 있는 여유도 없다. 우선 11월 1일 FA컵 준결승전이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제주 원정경기다. 원래 이 날짜는 계획대로라면 FA컵 결승 1차전을 치러야 하나 지난 8월 9일 태풍으로 인해 경기 일정이 연기됐고 준결승전을 치룬뒤 곧바로 4일 결승전을 벌이는 것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그 과정에서 당초 2차전 경기였던 결승전은 단판 승부로 바뀌었다. 따라서 포항은 만약 준결승에서 승리해 결승전에 나갈 경우 9일 동안에 3경기를 치러야 한다. 해외 원정까지 다녀온 포항의 입장에서는 단기간 내 체력소모 등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 쉽지가 않다. 김기동 감독을 비롯 코치진은 이를 감안한 우승 전략 수립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포항은 K리그에서도 2위를 달리고 있다. K리그 1위는 울산이다. 울산은 이미 지난 10월 29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포항은 승점 60점으로 현재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3위 광주와는 승점 3점 차이다. 이제 잔여 경기는 3회다. 점수차가 얼마 안되다 보니 승점 52점으로 현재 5위인 인천과도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현재 5위까지의 구단들이 피 말리는 경쟁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2024-25년 ACL(아시아축구연맹챔피언리그) 진출권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AFC(아시아축구연맹)는 최근 내년 ACL개편을 발표했다. 기존 단일 대회 방식에서 ACL엘리트, ACL2, ACL챌린지 3개 대회로 나눴다. K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은 최상위 대회인 ACL엘리트에 직행하고, K리그 2위 팀은 ACL엘리트 플레이오프에 나가 승리해야 본선에 나갈 수 있다. K리그 3위 팀은 ACL2에 진출한다.

ACL 진출이 중요한 것은 상금에 있다. K리그1 우승 시 주어지는 상금은 5억 원인 반면 ACL 23-24년 우승 상금은 약 53억 원이다. K리그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더욱이 24-25년부터는 ACL엘리트 우승 상금이 160억으로 3배가 넘게 오른다. 준우승만 해도 우승 상금의 절반인 80억을 받을 수 있다. 그룹 라운드부터 토너먼트까지 승리수당도 기존 두 배로 늘어나도록 재편됐다. K리그 팀들로선 ACL진출 순위권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포항은 현재 순위인 K리그 2위를 마지막까지 유지한다면 다음해 ACL엘리트 플레이오프 진출도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특히 FA컵 이후 다시 이어지는 강행군 일정과 부상으로 얇아진 스쿼드(선수구성)로는 2위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항은 이번 FA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승한다면 일단 ACL 진출권을 지름길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은 96, 08, 12, 13 FA컵에서 4회 우승했다. 그래서 토너먼트에 유독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는 아직 우승컵을 든 적이 없다. 김 감독 입장에선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이번 FA컵에 그동안의 노하우를 쏟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다행인 것은 포항은 최근 스쿼드는 얇아졌지만 연이은 경기에서 패는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였던 인천 전에서 선제골을 빼앗겼지만 따라잡는 만회골을 기록하며 무승부를 거뒀고 ACL일본원정에서는 2 대 0으로 완승했다. 지난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도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동점골을 만들며 패배를 면했다.

올해 포항이 유독 뒷심이 좋다는 평가를 듣고 것은 선수 한 명에 의존하기보다는 팀플레이가 잘 작동되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온 것처럼 포항만의 플레이를 충분히 보여준다면 FA컵 우승도 그리 큰 욕심은 아니라는 것이 축구계의 분석이다.

만약 현재 K리그 2위에 있는 포항이 FA컵 우승을 차지하면 리그에서 ACL출전권을 받는 순위가 차순위 팀으로 변동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가 얽힌 다른 팀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포항은 30일 일찌감치 제주로 이동해 승리를 향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정서영 포항스틸러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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