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곁들인 양꼬치·중식류<br/>손님들 방문 기피로 매출 ‘뚝’<br/> 쌓여가는 재고처리 등 속앓이<br/> 유통업 경영난 장기화 우려도
최근 전 세계적 파문을 일으킨 중국 ‘칭다오맥주 소변 파동’의 후폭풍이 양꼬치 구이점과 마라탕 등 중국 관련 음식점으로 몰아치고 있다.
포항지역 양꼬치 구이점 대부분의 매출이 반 토막 났고 마라탕 음식점에서는 칭다오 맥주 판매가 사라지는 등 영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25일 저녁 기자가 찾아간 이동·영일대해수욕장·쌍사 상권 등 포항의 대표적인 먹자거리 핫플레이스 양꼬치 구이점 5개 매장은 모두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여느 때 같으면 매장 테이블마다 양꼬치구이가 숯불 위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이에 곁들여져 칭다오맥주를 즐기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뤄야 했다.
하지만 이날은 매장마다 한 두 테이블에만 손님들이 간간이 앉아 있었고 주방에는 장만하다 중단된 양꼬치가 양푼에 가득 담겨져 있었다.
국내에서 양꼬치는 지난 2017년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광고가 TV와 신문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칭다오 맥주와 함께 대박을 쳤다.
이후 양꼬치 매장 매출과 칭다오 맥주 판매량은 동반 성장하면서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칭다오맥주 소변파동’이후 최근 일주일 동안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양꼬치 구이점들은 칭다오맥주를 일주일 평균 600병 가량 팔았던 것을 현재는 100병도 못 팔고 있을뿐 아니라, 재고를 우려해 국내 유통업체의 칭다오맥주 할인 구입 제의까지 거절하고 있다. 이동상권의 양꼬치구이점 A사장은 “그동안 소비자들은 맥주의 맛 보다 ‘양꼬치와 칭다오맥주의 세트 메뉴 분위기’를 즐긴 것 같다”며 “영업난이 장기화 될까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사천성의 대표 음식 마라탕 음식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포항 대표 상권의 매장들마다 지난 일주일간 팔리지 않는 칭다오맥주가 매장 한 편에 가득 쌓여 있었다.
영일대해수욕장 상권의 B사장은 “강한 향신료와 혀가 얼얼할 정도의 매운맛이 특징인 마라탕에 곁들여 칭다오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이 상당히 많았다”면서 “지난 일주일 동안 칭다오 맥주를 한 병도 판매하지 못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칭다오맥주 유통업체에 대해 일선 매장들의 반품 문의도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칭다오맥주 소비기한은 1년이다.
김성환 포항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해 국내 외국맥주 판매순위는 1위 네덜란드 하이네켄에 이어 칭다오맥주(1천319억원)가 2위를 차지했다”면서 “소변파동으로 국내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중국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라온, 중국 산둥성 소재 칭다오맥주 3공장에서 한 직원이 맥아 보관소에서 소변을 보는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으로 퍼지면서 전세계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