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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펼쳐지는 경주의 역사·인문학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3-09-19 18:50 게재일 2023-09-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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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화원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 발간<br/>7인의 집필진이 1년8개월 기록<br/>경주읍성 중심 9개 방면 길 탐사<br/>1천여쪽 분량에 경주 숨결 빼곡<br/>2천여장 사진 곁들여 이해 도와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
경주의 종합인문지리지인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이 나왔다. 경주문화원은 최근 1천 쪽 분량의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을 발간했다.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은 경주의 지문(地文)을 담고 있다. 고대부터 특히 조선시대·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른 지금까지 옛길과 새로 난 길을 따라가며 주변 마을의 이야기와 변화를 짚어보고 있다. 일종의 ‘경주의 근·현대사’다.

경주문화원은 지난해 1월 7명의 집필진을 구성해 경주 영역 곳곳을 다니며 경주의 산천과 지문, 선대 경주인의 자취를 기록했다. 또한 ‘황리단길’, ‘경주 환락가의 어제와 오늘’ 등 외부에 의뢰한 6개의 소(小)주제 원고도 담았다. 모두 사서(史書)·시사(市史) 등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삼되, 그 성격과 맥락의 결은 다르다.

‘경주인문지리총람’ 총론에서는 ‘옛길’의 바탕인 ‘조선시대 도로정책과 경주의 역참’을 살핀다.

경주 관련 조선의 6대로(六大路), 조선 통신사가 다닌 사행로(使行路), 역로(驛路), 장수도(長水道) 소속 경주의 역참의 성격 등을 김정호 이전 신경준이 쓴 ‘도로고(道路考)’를 통해 밝힌다. 현 경주지역 국도의 근간이 되는 ‘일제의 신작로 정책과 경주의 신작로’ 등을 일본의 도서관에서 찾아낸 ‘朝鮮の 道路’와 1905년 일본인 토목기사가 신작로 개설을 위해 ‘경주-포항’, ‘경주-영천’ 간 조선시대 옛길을 조사한 ‘조사보고서’와 그 경비를 경주군이 조정에 청구한 ‘황성신문’ 등의 자료들을 발굴해 지역에 처음 소개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주읍성 중심으로 9개 방면의 옛길을 더듬는 한편, 광복 후 특히 1968년을 기점으로 50여 년간 변화해 온 경주의 근현대 길, 시가지 공간변화와 마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주시가지의 공간변화는 근본적으로 1970년대 초반,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에 따른 것이고, 울산의 공업과 포항의 철강산업 지형도에 따른 것이다. ‘천마총 발굴, 보문관광단지 조성, 경주시가지 버스터미널 이동, 시장 이동과 신설, 학교 신설’ 등이 그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8·90년대를 거쳐 2천년대 들기까지 ‘고속철도 개통’과 ‘전철화’와 건포산업도로 등 각종 신설 도로개설은 경주시 곳곳에 산업공단지역, 신주거지역을 낳았다. 일제가 조선을 삼키기 위해 1906년부터 전국을 측량해 1912년부터 제작한 근대 지도 중 ‘경주’ 지도를 비롯해 ‘모량’·‘조양’·‘안강’·‘언양’·‘아화’ 지도와 경주 외곽의 각 지역 지도를 바탕 삼아, 신작로 방향, 마을들의 이름과 위치 등 경주의 산천을 살폈다. 지도 속에는 조선시대 큰길, 동네길, 샛길, 산길, 고갯마루 등이 나타나 있다.

1914년 일제가 경주지역을 조사한 ‘지지조서(地志調書)로 동네 옛 이름과 인구수를 확인했으며, 왕릉과 하천 등을 자세히 그린 ‘지적도’를 통해 110년 전의 경주 지형도를 살폈다.

각종 사서(史書)와 시사(市史)와 다르게 지역과 관련된 각종 신문자료들을 발굴해 지역 변화의 맥락을 짚었으며, 각 노선과 마을의 주요 대상들이 담긴 2천여 장의 사진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했다. 집필진들은 “‘역사를 품은 도시, 미래를 담는 경주’가 되기 위해 현 경주와 경주인이 할 일은 무엇이고, 언제부터인지를 독자 제현께서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 속에서 그 길을 찾아낼 수 있다면 집필진은 그간의 노고를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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